김유정 시사용 — Transcript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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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0:00안녕하세요. 이세라입니다.
- 0:02우리 오프다라는 말 하잖아요. 저는
- 0:05그게 딱이 사람 소설을 가르키는 말
- 0:08같아요. 오늘 함께 읽을 작가는 한국
- 0:11문학에서 가장 서글게 웃기는 작가
- 0:15김유정입니다.
- 0:18우리나라에서 사람 이름을 붙인 최초의
- 0:21기차역이 어딘지 아세요? 춘천에 있는
- 0:24김유정 역입니다. 김유정은 1908년
- 0:28강원도 춘천의 신내 마을에서
- 0:30태어났습니다. 한 작가가 고향 마을의
- 0:33이름 그 자체가 된 거죠. 원래는
- 0:36부유한 집안이었는데 어려서 어머니와
- 0:38아버지를 연이어 잃어요. 집안은
- 0:41기울고 서울로 올라와서 휘문 꼬보를
- 0:44다니고 연이 전문에 들어가지만 곧
- 0:47그만둡니다. 그리고이 시기에 김유정이
- 0:50가슴 아픈 사랑을 하게 돼요. 당대
- 0:53최고의 판소리 명창이었던 박주를 향한
- 0:56짝사랑인데요.
- 0:58답장 없는 편지를 몇 년 동안
- 1:00보내거든요.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죠.
- 1:03시련한 청년은 고향 신뢰 마을로
- 1:06내려갑니다. 근데이 낙향이 한국
- 1:09문학에는 결과적으로는 행운이 됐어요.
- 1:11거기서 김유정이 마을 사람들에게
- 1:14야학을 열고 산골 사람들의 말과
- 1:17살림과 사연을 이청년이 온몸으로
- 1:20흡수하거든요. 김유정 소설에 펄펄
- 1:23살아 있는 강원도말은 전부 여기서
- 1:26나온 거예요. 1933년에 산골
- 1:28라그네를 발표하고 35년에는 손악비가
- 1:32조선일보 신춘문회에 당선됩니다. 같은
- 1:35다른 신문 신춘회에도 노다지가
- 1:37뽑히면서 한해의 두 곳에서 동시에
- 1:40데뷔를 하게 되죠. 그리고 그때부터
- 1:43폐결액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가 딱
- 1:452년 남짓이에요. 그 2년 동안
- 1:4830평 가까운 소설을 쏟아내거든요.
- 1:51김유정 소설을 읽어 보신 분들은
- 1:52아시겠지만 해악이 있고 웃기거든요.
- 1:56죽음이 바로 등뒤에 있었던 시기에
- 1:59세상에서 제일 우수운 이야기들을 쓴
- 2:01거예요. 1937년 3월 김유정은
- 2:05불과 29배 나이에 눈을 감습니다.
- 2:08너무 이른 나이죠.
- 2:10죽기 열흘 전에 친구에게 남긴 편지가
- 2:12전해지는데요.
- 2:14번역 일감을 좀 구해 달라고. 그
- 2:16돈이 생기면 달을 30마리 고아먹고
- 2:20기운을 차려서 다시 글을 쓰겠다고
- 2:22적고 있어요. 마지막까지 살고 싶어
- 2:25했고 살게 되면 쓰고 싶어 했고 쓰기
- 2:28위해서 살고 싶었던 사람이었던 거
- 2:31같아요. 일근척 살롱 한국 그대무단
- 2:34첫 번째 작가는 김동인이었잖아요.
- 2:37인간을 차갑게 위에서 내려다보는
- 2:39시선이었죠. 김유정은 그 정반됩니다.
- 2:43그는 가장 가난하고 가장 어리석은
- 2:45인물들 곁에 바짝 붙어 앉아서 그들과
- 2:49같은 눈높이로 웃습니다. 동백꽃은
- 2:52아마 한국 단편 중에서 가장
- 2:54사랑스러운 소설일 거예요. 17
- 2:57소장농 아들과 마름집 점순이 점순이가
- 3:01애정 표현이라고 건네는게 하필 구운
- 3:04감자고 그거를 눈치없이 거절한 소년
- 3:07때문에 애꾸준 닭들만 날마다 싸움을
- 3:10치릅니다.
- 3:11동백꽃하면 여러분은 어떤 색이
- 3:13떠오르세요? 보통은 붉은 색을
- 3:16떠올리죠. 근데이 소설의 동백꽃은
- 3:19우리가 아는 그 빨간 동백꽃이
- 3:21아니고요. 강원도에서 동백이라 부르던
- 3:24노랗게 피는 생각나무 꽃입니다.이
- 3:27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가장 예쁜 결말
- 3:30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. 귀로
- 3:32들으면서 그 예쁜 장면을 상상해
- 3:35보시죠. 동백꽃
- 3:37오늘도 또 우리 수탁이 막 쫓히였다.
- 3:41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
- 3:43양으로 나올 때였다. 산으로
- 3:45올라서니까 등뒤에서 푸드득 푸드득하고
- 3:50달개 횟소리가 야단이다.
- 3:52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
- 3:55다르랴 두 놈이 또 얼렸다.
- 3:59겸순낼 수탁은 대강이가 크고 똑리
- 4:02같이 실하게 생긴 놈이 덩절리적은
- 4:06우리 수탁을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.
- 4:09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
- 4:11푸드득하고 면두를 쪼고 물러섰다가 좀
- 4:15사이를 두고 또 푸드득하고 모가지를
- 4:18쪼았다.
- 4:20이렇게 멋을 부려가며 여지없이 닦아
- 4:23누는다.
- 4:24그러면이 못생긴 것은 쪼일정마다
- 4:27주둥이로 땅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
- 4:30할 뿐이다.
- 4:33물론 미쳐 아물지도 않은 면두를 또
- 4:35쪽히어 붉은 선열은 뚝뚝 떨어진다.
- 4:40이걸 가만히 내려다 보자니 내
- 4:42대강이가 터져서 피가 흐르는 거 같이
- 4:45두 눈에서 불이 벗난다.
- 4:49직의 막대기를 매고 달려들어 점내을
- 4:52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 먹고
- 4:55헛매질로 떼어만 놓았다. 이번에도
- 4:58점순이가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.
- 5:01바짝바짝 내 길을 올리느라고 그랬음에
- 5:04틀림 없을 것이다.
- 5:06그놈의 개집배가 요새로 들어서서 왜
- 5:09나를 못 먹겠다고 그렇게
- 5:10아르른거리는지 모른다.
- 5:13마을 전 감자 조감만 하더라도 나는
- 5:16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.
- 5:19개집에가 나무를 캐러 가면 갔지. 남
- 5:22울타이 없는데 생이질를 하는 것은 다
- 5:25뭐냐?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
- 5:28등뒤로 살며이 와서 예, 너
- 5:32혼자만이라니?
- 5:33하고 긴하는 수작을 하는 것이다.
- 5:37어제까지도 저와 나는 이야기도 잘
- 5:39않고 서로 만나도 본척만하고
- 5:43이렇게 점장패 지내던 터일만 오늘로
- 5:46갑작술에 대견해졌음 웬 일인가? 항차
- 5:50망하지만 한 개집에가 남 일하는 놈
- 5:52보고 그럼 혼자 하지 때로 하디.
- 5:55내가 이렇게 내뱉는 소리를 하니까 너
- 5:58일하기 좋니?
- 6:00또는 한 여름이나 되거든 하지 벌써
- 6:03울타리를 하니.
- 6:05잔소리를 두루 늘어놓다가 남이 들을까
- 6:08봐 손으로 입을 틀어맞고는 그 속에서
- 6:10깔깔된다. 별로 우수울 것도 없는데
- 6:13날씨가 풀리더니 이놈의 개집배가
- 6:15미쳤나 하고 의심하였다.
- 6:19게다가 조금 뒤에는 지집개를 헐그
- 6:22돌아다 보더니 행주 치마의 속으로
- 6:25꼈던 바른 손을 뽑아서 나의 턱
- 6:28밑으로 불쑥 내미는 것이다.
- 6:31언제 구웠는지 아직도 더운 김이
- 6:33획끼치는 감자 세계가 손에 뿌듯이
- 6:36쥐었다. "내 집엔 이거 없지?"
- 6:39하고 생생내는 큰 소리를 하고는 제가
- 6:42준 것을 남이 알면 큰일 날 테니
- 6:45여기서 얼른 먹어 버리란다. 그리고
- 6:47또 하는 소리가 너 봄자가 맛있단다.
- 6:52난 감자 안 먹는다. 너나 먹어라.
- 6:56나는 고개도 돌리려 하지 않고 일하던
- 6:58손으로 그 감자를 도로 어깨 넘어 쑥
- 7:01밀어버렸다.
- 7:03그랬더니 그래도 가는 기색이 없고뿐만
- 7:06아니라 세근세근하고 심상치 않게
- 7:08숨소리가 점점 거칠러진다.
- 7:11이건 또 뭐야 싶어서 그때야 비로소
- 7:14돌아다 보니 나는 참으로 놀랐다.
- 7:17우리가이 동리에 온 것은 근지만
- 7:21여태껏 가잡한 점이의 얼굴이
- 7:24이렇게까지 홍당무처럼 새빨개진 법이
- 7:27없었다.
- 7:28게다 눈에 독을 올리고 한참 나를
- 7:31요렇게 쏘아 보더니 나중에는 눈물까지
- 7:34어리는 것이 아니냐. 그리고 바구니를
- 7:37다시 집어들더니이를
- 7:39꼭 악물고는 엎디어질 듯, 자빠질
- 7:42듯, 논두으로 흉하게 달아나는
- 7:44것이다.
- 7:46어쩌다 동리 어른이 너 얼른 시집을
- 7:48가야지 하고 웃으면 염려 마셔요. 갈
- 7:52때 되면 어려이 가려고 이렇게
- 7:55천연덕스레 받는 점순이었다.
- 7:58본씨 부끄러움을 타는 개집에도
- 7:59아니거니와 또한 분하다고 눈에 눈물을
- 8:03보일 얼이도 아니다. 분하면 차라리
- 8:06나의 등어리를 보구니로 한번 모지게
- 8:08후려세리고 달아날지언정.
- 8:11그런데 고약한 극골을 하고 가더니 그
- 8:14뒤로는 나를 보면 잡아먹으려고 길을
- 8:17복는 것이다. 서로 주는 감자를 안
- 8:21받아먹은 것이 신뢰라 하면 주면 그냥
- 8:24주었지. 너 집엔 이거 없지는 다
- 8:26뭐냐?
- 8:28그렇도 저희는 마음이고 우리는 그
- 8:30손에서 배제를 얻어 땅을 붙임으로
- 8:33일상 굽실거린다.
- 8:36우리가이 마을에 처음 들어와 집이
- 8:38없어서 곤란으로 지낼 때 집털를
- 8:40빌리고 그 위에 집을 또 짓도록
- 8:43마련해 준 것도 점순의 호위였다.
- 8:46그리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농사 때
- 8:48양식이 딸리면 점순한테 가서 부지런히
- 8:51꾸어다 먹으면서 인품 그런 집은 다시
- 8:54없으리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
- 8:57하는 것이다.
- 8:59그러면서도 17이나 된 것들이
- 9:01수근수근하고 붙어다니면 동리의 소문이
- 9:04사납다고 주의를 시켜 준 것도 또
- 9:07어머니였다.
- 9:09왜냐하면 내가 점순이하고 일을
- 9:11저질렀다가는 점순 내가 노할 것이고
- 9:14그러면 우리는 땅도 떨어지고 집도
- 9:17내쫓기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
- 9:19까닭이었다.
- 9:21그런데 이놈의 개집배가 까닭 없이
- 9:23길을 복며 나를 말려 죽이려고 드는
- 9:26것이다.
- 9:28눈물을 흘리고 간 그다음날 저녁
- 9:30나절이었다. 나무를 한 집 잔뜩지고
- 9:33산을 내려오려니까 어디서 닭이 죽는
- 9:36소리를 친다.
- 9:38이거 뒤집에서 닭을 잡나 하고 점순내
- 9:42울 뒤로 돌아오다가 나는 그만 두
- 9:44눈이
- 9:45졌다.
- 9:47점순이가 저희 집 봉당에 홀로 걸터
- 9:49앉았는데 아 이게 치마 앞에다 우리
- 9:52시험탁을 꼭 붙들어 놓고는 이놈에 다
- 9:55죽어라 죽어라 요렇게 안팡슬에 패
- 9:58주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대가리나
- 10:01치면 모른다만은 아주 알도 못
- 10:04나오라고 그 볼깃짝를 주먹으로 콕콕
- 10:07쥐어 박는 것이다. 나는 눈에
- 10:10쌍심지가 오르고 사지가 부르르
- 10:12떨렸으나 사방을 한번 휘돌아보고
- 10:15그제야 점순이 집에 아무도 없음을
- 10:17알았다. 잡은 참 지의 막대기를 들어
- 10:20울타리의 중턱을 후려치며 이놈의
- 10:23개집에 남의 닭 알 못 나오라고
- 10:25그러니 하고 소리를 백 질렀다.
- 10:29그러나 점순이는 조금도 놀라는 기색이
- 10:31없고 그대로 의젓이 앉아서 재 가지고
- 10:35하듯이 또 죽어라 죽어라 하고 패는
- 10:38것이다.
- 10:40이걸 보면 내가 산에서 내려올 때를
- 10:42겨냥해 가지고 미리부터 닭을 잡아
- 10:44가지고 있다가 내 보란듯이 내 앞에
- 10:47쥐지르고 있음이 확실하다.
- 10:50그러나 나는 그렇다고 남의 집에
- 10:52튀어들어가 개집배하고 싸울 수도 없는
- 10:54노릇이고 형편이 썩리함을 알았다.
- 10:59그래 닭이 맞을 적다 지계 막대기로
- 11:01울타리나 후려칠 수밖에 별 도리가
- 11:04없다.
- 11:05왜냐하면 울타리를 치면 칠수록 울섭이
- 11:09물러앉으며 뼈대만 남기 때문이다.
- 11:12허나 아무리 생각해도 나만 믿지는
- 11:15노릇이다.
- 11:16아 인연아 남의 닭 아주 죽일
- 11:19터이냐?
- 11:20내가 도끼 눈을 뜨고 다시 홀령을
- 11:22하니까 그제야 울타리께로 쪼르르
- 11:25오더니 울밖에 섰는 나의 머리를
- 11:28겨누고 닭을 내팽게친다.
- 11:31에이 더럽다 더럽다.
- 11:33더러운 걸 널더러 입대 끼고
- 11:35있으랬니? 망할 계집년 같으니 하고
- 11:39나도 더럽단 듯이 울타리게를 하게
- 11:42돌아내리며 약이 오를 대로 다
- 11:44올랐다라고
- 11:46하는 것은 암타게 풍기는 서슬에 나의
- 11:49이마배기에다 물동을 찍 갈겼는데 그걸
- 11:53본다면 알집만 터졌을뿐 아니라 골병은
- 11:56단단히 든듯 싶다.
- 11:59그리고 나의 등뒤를 향하여 나에게만
- 12:01들릴듯 말듯한 음성으로이 바보 녀석아
- 12:05예, 너 베네병신이지?
- 12:07그만도 좋으렴만 예, 너 너 아버지가
- 12:11고자라지
- 12:13뭐, 우리 아버지가 그래 고자야?
- 12:16한량으로 열번 거지가 나서 고개를 획
- 12:18돌리 바라봤더니 그때까지 울타리 위로
- 12:21나와 있어야 할 점순이의 대가리가
- 12:24어디 갔는지 보이지를 않는다. 그러다
- 12:27돌아서서 오자면 아까의 한 욕을 울
- 12:29밖으로 또 퍼붙는 것이다.
- 12:32욕을 이토록 먹어 가면서도 대거리 한
- 12:35마리 못 하는 걸 생각하니 돌뿌리에
- 12:37채어 발밑이 터지는 것도 모를만큼
- 12:40분하고 급기하는 두 눈의 눈물까지
- 12:44불끝 내솟는다.
- 12:46그러나 점순위의 치매는 이것뿐이
- 12:48아니다. 사람들이 없으면 틈틈히 저희
- 12:51집 수탁을 몰고 와서 우리 수탁과
- 12:53쌈을 붙여 놓는다. 저희 집 수탁은
- 12:56썩 험상굳게 생기고 쌈이라면 회를
- 12:59치는 고로 을에 이길 것을 알기
- 13:01때문이다.
- 13:03그래서 툭하면 우리 수탁이 면두며
- 13:06눈깔이 피로 흐드르하게 되도록
- 13:09해둔다.
- 13:10어떤 때에는 우리 수탁이 나오지를
- 13:12않으니까 요놈의 개집에가 모이를 쥐고
- 13:15와서 꾀어내다가 쌈을 붙인다. 이렇게
- 13:19되면 나도 다른 배체를 차리지 않을
- 13:21수 없다. 하루는 우리 수탁을 붙틀어
- 13:24가지고 넌지시 장독개로 갔다. 쌈에게
- 13:28고추장을 먹이면 병든 황소가 살모살를
- 13:31먹고 용을 쓰는 것처럼 기운이 뻗친다
- 13:34한다. 장독에서 고추장 한 접실을
- 13:37떠서 닭의 주둥아리로 들이밀고 먹여
- 13:40보았다.
- 13:42닭도 고추장에 맛을 들였는지 거스르지
- 13:44않고 거의 반접 시턱이나 곧잘
- 13:47먹는다.
- 13:48그리고 먹고 금세는 욕을 못 쓸
- 13:51터이므로 얼마쯤 기운이 돌도록
- 13:54회속에다 가두어두었다.
- 13:57밭에 두을 두어 짐 전고 나서 쉴참에
- 14:01그 닭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.
- 14:04마침 밖에는 아무도 없고 점순이만
- 14:07저의 울 안에서 헌옷을 뜯는지 혹은
- 14:10솜을 터는지 옹크리고 앉아서 일을 할
- 14:13뿐이다.
- 14:15나는 점순하게 노는 밭으로 가서 닭을
- 14:17내려놓고 가만히 맥을 보았다.
- 14:21두 닭은 여전히 얼려 쌈을 하는데
- 14:24처음에는 아무 보람이 없다. 멋지게
- 14:27쪼는 바람에 우리 닭은 또 피를
- 14:30흘리고 그러면서도 날개 죽지만 푸드득
- 14:34푸드득 하고 올라뛰고 뛰고 할 뿐으로
- 14:38제법 한 번 쪼아보지도 못한다.
- 14:41그러나 한 번엔 어쩐 일인지 용을
- 14:43쓰고 펄쩍 뛰더니 발톱으로 눈을
- 14:46합비고 내려오며 면두를 쪼았다. 큰
- 14:49닭도 여기에는 놀랐는지 뒤로 머실하며
- 14:52물러난다.이
- 14:54기회를 타서 적은 우리 수탁이 또
- 14:57날색에 덤벼들어 다시 면두를 쪼니
- 14:59그제서는 감대사 나온 그 대강이에서도
- 15:02피가 흐르지 않을 수 없다.
- 15:05옳다 알았다. 고추장만 먹이면
- 15:08되는구나 하고 나는 속으로 아주
- 15:11징그러워 죽겠다.
- 15:13그때에는 뜻밖에 내가 닭을 붙여
- 15:16놓는데 놀라서 울 밖으로 내다보고
- 15:18섰던 점순이도 입맛이 쓴지 살을
- 15:21찌푸였다. 나는 두 손으로 볼깃짝을
- 15:24두드리며 연팡 잘한다 잘한다 하고
- 15:28신이 머리 끝까지 뻗쳤다.
- 15:31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서 나는 넉시
- 15:33풀려 기둥같이 묵묵히서 있게 됐다.
- 15:37왜냐면 큰 닭이 한 번 조인
- 15:39안가프리로 허들갑술에 연고프 쪼는
- 15:42서술에 우리 수탁은 찔끔 못하고 막
- 15:46골는다.
- 15:47이걸 보고서 이번에는 점순이가
- 15:49깔깔거리고 되도록 이쪽으로 많이
- 15:52들으라고 웃는 것이다.
- 15:55나는 보다 못하여 덤벼들어서 우리
- 15:57수탁을 붙들어 가지고 도로 집으로
- 15:59들어왔다.
- 16:01고추장을 좀 더 먹였더라면 좋았을
- 16:03걸. 너무 급하게 쌈을 붙인 것이 퍽
- 16:06후회가 난다.
- 16:09장독깨로 돌아와서 다시 턱 밑에
- 16:11고추장을 들여댔다. 흥분으로 말미암아
- 16:15그런지 당 먹질 않는다.
- 16:18나는 할일 없이 닭을 반드시 눕히고
- 16:20그 입에다 권연 물줄리를 물렸다.
- 16:24그리고 고추장 물을 타서 그 구멍으로
- 16:26조금씩 들이부었다.
- 16:29닭은 좀 괴로운지 키하고 재책기를
- 16:32하는 모양이나 그러나 당장의 괴로움은
- 16:35매일같이 피를 흘리는데 될게 아니라
- 16:37생각하였다.
- 16:40그러나 한 두어 종지 가량 고추장물을
- 16:42먹이고 나서는 나는 고만 풀이
- 16:45죽었다. 싱싱하던 닭이 왜 그런지
- 16:48고개를 살며이 뒤틀고는 손나기에서
- 16:51뻗드려지는 것이 아닌가?
- 16:53아버지가 볼까 봐서 얼른 회에다
- 16:55감추어 두었더니 오늘 아침에서야 겨우
- 16:58정신이든 모양 같다. 그랬던 걸
- 17:01이렇게 오다 보니까 또 쌈을 붙여
- 17:04놨으니이 망한 개집에가 필연 우리
- 17:07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제가
- 17:09들어와 회에서 꺼내 가지고 나간 것이
- 17:11분명하다.
- 17:13나는 다시 달을 잡아다가두고 염려는
- 17:16스러우나 그렇다고 산으로 나무를 하러
- 17:19가지 않을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.
- 17:22소나무 삭정이를 따며 가만히 생각해
- 17:24보니 안만 해도 고년의 목쟁이를 돌려
- 17:27놓고 싶다. 이번에 내려가면 망할
- 17:31등줄기를 한번 되게 후려치겠다
- 17:34하고 싱둥 나무를 지고는 불이 낳게
- 17:37내려왔다.
- 17:38거집안 집게 다 내려와서 나는 호들기
- 17:42소리를 듣고 발이 딱 멈추었다.
- 17:45산기에 늘려 있는 굵은 바위돌 틈에
- 17:48노란 동백꽃이 소보로이 깔렸다.
- 17:52그 틈에 끼어앉아서 점순이가 청승맞게
- 17:54스리 호들기를 불고 있는 것이다.
- 17:57그보다 더 놀란 것은 그 앞에서 또
- 18:00푸드득 푸드득 하고 들리는 닭의
- 18:03햇소리다.
- 18:04필령코 요연이 나의 약을 올리느라고
- 18:08또 닭을 집어내다가 내가 내려올
- 18:10길목에다 쌈을 시켜 놓고 저는 그
- 18:12앞에 앉아서 천연슬에 호들기를 불고
- 18:15있음에 틀림 없으리라.
- 18:17나는 약이 오를 대로 다 올라서 두
- 18:19눈에서 불과 함께 눈물이 퍽
- 18:21쏟아졌다.
- 18:23나무지개도 벗어 놓을 없이 그대로
- 18:25내동댕이 치고는 지계 막대기를 뻗치고
- 18:28허둥지둥 달려들었다.
- 18:31가차이 와보니 과연 나의 짐작대로
- 18:33우리 수탁이 피를 흘리고 거의
- 18:36빈사지경에 이르렀다.
- 18:38닭도 닭이 언니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
- 18:41눈 하나 깜짝 없이 그대로 앉아서
- 18:43호들기만 부는 그 골에 더욱 치가
- 18:46떨린다.
- 18:48동리에서도 소문이 났거니와 나도 한
- 18:50때는 걱실걱실 일 잘하고 얼굴 이쁜
- 18:54개집배인 줄 알았더니 시방 보니까 그
- 18:57눈깔이 꼭 여호새끼 같다. 나는 대뜸
- 19:00달려들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큰
- 19:02수탁을 단매로 때려 엎었다.
- 19:05닭은 푹 엎어진 채 다리 하나 꼼짝
- 19:08못 하고 그대로 죽어 버렸다.
- 19:11그리고 나는 멍한히 섰다가 점순이가
- 19:14매섭게 눈을 홉고 닥치는 바람에 뒤로
- 19:17벌렁 낮아빠졌다. 이놈아, 너 왜
- 19:20남의 닭을 때려 죽이니? 그럼 어때?
- 19:24하고 일어나다가 뭐이 자식아
- 19:26누집닭인데?
- 19:28하고 복장을 때미는 바람에 다시 벌렁
- 19:31자빠졌다.
- 19:33그러고 나서 가만히 생각을 하니
- 19:35분하기도 하고 무한도스럽고
- 19:38또 한편 일을 저질렀으니 인젠 땅이
- 19:42떨어지고 집도 내 쫓기고 해야 되는지
- 19:44모른다.
- 19:46나는 비슬비슬 일어나며 소매자락으로
- 19:48눈을 가리고는 얼김에 엉하고 울음을
- 19:52놓았다.
- 19:54그러다 점순이가 앞으로 다가와서
- 19:57그럼 너 이단부터 안 그럴 테냐 하고
- 20:00물을 때에야 비로서 살길을 찾은 듯
- 20:03싶었다.
- 20:04나는 눈물을 우선 씻고 뭘 안
- 20:07그러는지 명색도 모르것만 그래 하고
- 20:11무턱대고 대답하였다.
- 20:13요단부터 또 그래 봐라. 내 자꾸 못
- 20:15살게 굴 테니. 그래 그래 이제 안
- 20:18그럴 테야. 닭 죽은 건 염려하라.
- 20:21내 안을 테니.
- 20:23그리고 무엇에 떠다밀렸는지 나의
- 20:26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픽 쓰러진다.
- 20:30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
- 20:32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들어진 노란
- 20:35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.
- 20:39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내음새에
- 20:42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
- 20:45그만 아찔하였다.
- 20:47아무 말 마아 그래.
- 20:50조금 있더니요 아래 점아 점순아
- 20:55인연이 바느질을 하다 말고 어딜 갔어
- 20:58하고 어딜 갔다 온듯 싶은 그
- 21:00어머니가 역정이 대단히 났다.
- 21:03점순이가 겁을 잔뜩 집어 먹고 꽃밑을
- 21:06살금살금 기어서 산 아래로 내려간
- 21:08다음 나는 바위를 끼고 엉금엉금
- 21:11기어서 산 위로 치배지 않을 수
- 21:14없었다.
- 21:18봄봄은 대릴 사위 이야기입니다.
- 21:20점순이와 혼인시켜 준다는 말만 하고
- 21:233년하고도 일곱 달을 돈난 안 받고
- 21:27일해 온 나. 근데 장인은 혼래
- 21:30얘기만 나오면 딱 한마디로 미룹니다.
- 21:33점순이 키가 아직 안 컸다. 키가
- 21:36크기를 기다리는 사위와 절대 크다고
- 21:39말해 줄 리가 없는 장인의 신랑이
- 21:41웃음은 여기서 터지거든요.
- 21:44가만 보면은 이거는 품싹 없이 사람을
- 21:47부리는 아주 서글픈 구조거든요.
- 21:49웃기고 웃기고 웃기다가 문득
- 21:52씁쓸해지는 김유정표 맛이 가장 잘 된
- 21:55작품입니다.
- 21:57봄봄. 장인님, 인젠 저 내가 이렇게
- 22:02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
- 22:05시켜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그
- 22:07대답이 늘이 자식아 성구 뭐구 미쳐
- 22:11자라야지 하고 만다.이
- 22:15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
- 22:18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말이다.
- 22:22내가 여기에 와서 돈난 안 받고
- 22:24일하기를 3년하고 꼬박이 일곱 달
- 22:27동안을 했다. 그런데도 미쳐 못
- 22:29자랐다니까.이 이 키는 언제야 잘하는
- 22:32게지 짜증 영문 모른다.
- 22:36일을 좀 더 잘해야 한다든지 혹은
- 22:39밥을 많이 먹는다고 노상 걱정이니까
- 22:42좀 덜 먹어야 한다든지 하면 나도
- 22:45얼마든지 할 말이 많다. 하지만
- 22:47점순이가 안죽 어리니까 더 자아야
- 22:50한다는 여기에는 어째볼 수 없이 고만
- 22:53벙벙하고 만다.
- 22:56이래서 나는 애초의 계약이 잘못된 걸
- 22:59알았다.이 태면 태, 3년이면 3년.
- 23:03기한을 딱 작정하고 일을 해야 원할
- 23:05것이다.
- 23:07덮어 놓고 딸이 잘하는 대로 성례를
- 23:09시켜 주마 했으니 누가 늘 지키고
- 23:12섰는 것도 아니고 그 키가 언제
- 23:14자라는지 알 수 있는가?
- 23:17그리고 난 사람의 키가 무럭무럭
- 23:19자라는 줄만 알았지. 붓빼기 키에
- 23:21모로만 벌어지는 몸도 있는 것을 누가
- 23:24알았으랴.
- 23:26때가 되면 장인님이 어려하라 싶어
- 23:29군소리 없이 꾸벅 일만 해왔다. 그런
- 23:32말이다. 장인님이 제가 다 알아차려서
- 23:36어 참 너 일 많이 했다. 고만
- 23:39장가들어라 하고 살림도 내주고 해야
- 23:42나도 좋을 것이 아니냐.
- 23:45시침미를 딱 떼고 도리어 그런 소리가
- 23:47나올까 봐서 질에 펄펄 뛰고이
- 23:49야단이다.
- 23:51명세기 좋아 대사위지 일하기에
- 23:54싱겁기도 할 뿐더러 이건 참 아무것도
- 23:57아니다.
- 23:59쑥맥이 그걸 모르고 점순이에 키
- 24:01자라기만 까맣게 기다리지 않았나?
- 24:04언젠가는 하도 가깝해서 자를 가지고
- 24:07덤벼들어서 그 키를 한번 재볼까
- 24:09했다만은 우리는 장애인님이 내외를
- 24:12해야 한다고 해서 마주서 이야기도 한
- 24:15마디 하는 법 없다. 우물길에서
- 24:17어쩌다 마주칠 적이면 겨우 눈림으로
- 24:20재보고 하는 것인데 그럴마다 나는
- 24:23저만치 가서 재미 키두 하고 논두에다
- 24:28침을 퇴는다.
- 24:30아무리 잘 봐야 내 겨드랑 다른
- 24:33사람보다 좀 크긴 하지만 밑에서
- 24:36너무락말랑
- 24:38밤낮요 모양이다.
- 24:40개돼지는 푹 크는데 왜 이리도 사람은
- 24:43안 크는지 한동안 머리가 아프도록
- 24:46국리도 해 보았다. 아하
- 24:49물동이를 잡고 이니까 뼈다기가
- 24:51움추어드나 보다 하고 내가 넌짓
- 24:55넌짓이 그 물을 대신 길어도
- 24:57주었다.뿐만 뿐만 아니라 나무를 하러
- 25:00가면 선당에 돌을 올려놓고 점순이에
- 25:03키 좀 크게 해 줍소사 그러면 다엔
- 25:06떡 갖다 놓고 고사드립조일까
- 25:09하고 치성도 한두 번 드린게 아니다.
- 25:13어떻게 대목은 켠지 이래도 막무가내니
- 25:17그래 내 어저께 싸운 것이지 결코
- 25:20장애인님이 밉다든가 해서가 아니다.
- 25:24뭐를 붙다가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까
- 25:27또 싱겁다.이
- 25:28벼가 자라서 점순이가 먹고 좀 큰다면
- 25:31모르지만 그러지도 못할 걸 내 심어서
- 25:34뭐라는 거냐? 해마다 앞으로 축
- 25:37거물지는 장인님의 아랫배가 너무 먹은
- 25:41걸 모르고 내병이라 그 배? 그 배를
- 25:44불리기 위하여 심도 쉽지 않다.
- 25:48아이고 배야.
- 25:50나는 뭘 붙다 말고 배를 쓰다듬으면서
- 25:53그대로 눈뚝으로 기어 올랐다.
- 25:56그리고 겨드랑에 꼈던 벼담긴 키를
- 25:59그냥 땅바닥에 털썩 떨어뜨리며 나도
- 26:02털썩 주저 앉았다.
- 26:06일이 앞만 바빠도 나 배 아프면
- 26:08고만이니까.
- 26:10아픈 사람이 누가 일을 하느냐?
- 26:13파릇파릇 도다울은 풀 한 숲을
- 26:15뜯어들고 다리의 거머리를 쓱쓱 문대며
- 26:19장인님의 얼굴을 쳐다봤다.
- 26:22논 가운데서 장인님도 이상한 눈을 해
- 26:24가지고 한참 날 노려보더니
- 26:27너이 자식 왜 또 이래? 응? 배가
- 26:30좀 아파서요?
- 26:32하고 풀 위에 슬며이 쓰러지니까
- 26:35장인님은 약이 올랐다.
- 26:38저도 논에서 철벙철벙 두구로
- 26:40올라오더니 잡은참 내 멱사를 움켜잡고
- 26:44뺨을 치는 것이 아닌가?이 자식아 일
- 26:47하다 말면 누굴 망해 놓을
- 26:49샘속이냐?이 대가리를 까놓 자식.
- 26:52우리 장인님은 약이 오르면 이렇게
- 26:54손버릇이 아주 못했다. 또 사위에게이
- 26:58자식 저 자식 하는 이놈의 장인님은
- 27:00어디 있느냐?
- 27:02오작해야 우리 동리에서 누굴 물론하고
- 27:05그에게 욕을 안 먹는 사람은 명이
- 27:08짧다 한다. 조그만 아이들까지도 글을
- 27:11돌라세워 놓고 욕필리 본 이름이
- 27:14봄필이니까
- 27:16욕필이 하고 손가락질을 할 만치 두루
- 27:19인심을 잃었다.
- 27:22허나 인심을 정말 잃었다면 욕보다
- 27:25읍의 배참복음으로
- 27:27더 잃었다. 본뒤 마음이란 욕자라고
- 27:30사람 잘 치고 그리고 생김 생기길
- 27:33호박 같아야 쓰는 거지만 장인님은
- 27:37외양이 똑 됐다. 장인이 당 말이나
- 27:40좀 보내지 않는다든가
- 27:42에벌론 때 품을 좀 안 준다든가 하면
- 27:45그의 가을에는 영락 없이 땅이 뚝뚝
- 27:48떨어진다.
- 27:50그러면 미리부터 돈도 먹이고 술도
- 27:52먹이고 안달 재신으로 돌아치던 놈이
- 27:55그 땅을 슬쩍 돌라앉는다. 이바람의
- 27:59장인님집 외양간에는 눈깔 커다란 황소
- 28:03한 놈이 절로 엉금엉금 기어들고 동리
- 28:07사람은 그 욕을 다 먹어 가면서도
- 28:09그래도 굽신굽신하는게 아닌가?
- 28:13그러나 내겐 장인님이 감히 큰 소리
- 28:15할 계제가 못 된다. 뒷생각은 못
- 28:18하고 뺨 한 개를 딱 때려 놓고는
- 28:20장인님은 무색해서 덤덤이 쓴 침만
- 28:23삼킨다.
- 28:25난 그속을 퍽 잘 안다. 조금 있으면
- 28:28갈도 꺾어야 하고 모도 내야 하고
- 28:31한창 바쁜 때데 나 일안하고 우리
- 28:34집으로 그냥 가면 고만이니까.
- 28:37작년 이맘 때도 트집을 좀 하니까
- 28:39늦잠 잔다고 돌멩이를 집어던져서 자는
- 28:42놈의 발목을 삐게 해 놨다.
- 28:44사날식이나 건승 끙끙 알았더니
- 28:47종당에는 거안 울상이 되지 않았는가?
- 28:51예. 그만 일어나 일 좀 해라.
- 28:54그래야 올래 벼 잘되면 너 장가들지
- 28:57않니? 그래. 귀가 번쩍되어서 그날로
- 29:01일어나서 남이 이틀 품드릴 혼자 삶아
- 29:05놓으니까 장인님도 눈깔이 커다랗게
- 29:08놀랐다.
- 29:09그럼 정말로 가을에 와서 혼인을 시켜
- 29:12줘야 원 경우가 옳지 않겠나?
- 29:16썸을 척 들여싸아도 다른 소리는 없고
- 29:19물동이를이고 들어오는 점순이를
- 29:21담배통으로 가리키며이 자식아 미쳐
- 29:24커야지 조걸 데리고 무슨 혼인을
- 29:26한다고 그러니 온 하고 남 낮장만
- 29:30붉게 해주고 고만이다
- 29:32골김에 그저 이놈의 장인님하고
- 29:35대돌에다 메꽂고 우리 고향으로 내뺄까
- 29:38하다가 꼭꼭 참고 말았다. 참말이지
- 29:41난 이꼴 하고는 집으로 차아 못
- 29:43간다. 장가를 들러 갔다가 오장 못
- 29:46났어야 그대로 쫓겨왔느냐고 손가락질을
- 29:49받을 테니까.
- 29:51논뚝에서 벌떡 일어나 한풀 죽은
- 29:53장인님 앞으로 다가서며 난 갈테아유.
- 29:56그동안 사경 천해 슈머. 너 사위로
- 29:59왔지. 어디 머음 살러 왔니? 그러면
- 30:02얼진 성례를 해 줘야 안 하지요.
- 30:05밤낮 부려만 먹고 해 준다 해 준다.
- 30:08글쎄 내가 안 하는 거냐? 그이 안
- 30:10크니까 하고 얼음어음 담배만 담으면서
- 30:15늘 하는 소리를 또 늘어 놓는다.
- 30:18이렇게 따져나가면 언제든지 늘 나만
- 30:21미치고 만다. 이번엔 안 된다 하고
- 30:24됐뜸 구장님한테로 단판 가자고
- 30:26소매자락을 내끌었다. 아이 자식이 왜
- 30:29이래 어른을 안 간다고 띠디고 이렇게
- 30:33호령은 제 맘대로 하지만 장인님 제가
- 30:36내 기운은 못 당한다. 막 부려먹고
- 30:39딸은 안 주고 게다 땅 치는 건 다
- 30:41뭐야? 그러나 내 사실 참 장인님이
- 30:45미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. 그 전날
- 30:48왜 내가 새곡에 맞은 봉우리 화전밭을
- 30:51혼자 갈고 있지 않았느냐?
- 30:53박 가생이로 돌마다 야르한 꽃내가
- 30:56물컹물컹 코를 찌르고 머리 위에서
- 30:59벌들은 가끔 붕붕 소리를 친다.
- 31:03바위틈에서 샘물 소리밖에 안 들리는
- 31:06산골짝이니까 맑은 하늘의 본볕은 이불
- 31:09속까지 따스하고 꼭 꿈꾸는 거 같다.
- 31:13나는 몸이 나르나고 몸살이 나려고
- 31:15그러는지 가슴이 울렁울렁하고 이랬다.
- 31:20빠리 맘마
- 31:23이렇게 노래를 하며 소를 부리면 어느
- 31:26때 같으면 어깨가 으쓱으쓱한다.
- 31:29웬일인지 밭 반도 갈지 않아서 온몸에
- 31:32맥이 풀리고 대구 짜증만난다.
- 31:35공연이 소만 드립다 두들기며 아야
- 31:39아니야이 망할 자식의 속 장인님의
- 31:42소니까 대리를 꺾어들라.
- 31:45그러나 내 속은 정말 아냐 때문이
- 31:48아니라 점심을 잊고 온 점순이의 키를
- 31:50보고 우라가 났던 것이다. 점순이는
- 31:54뭐 그리 썩 이쁜 개집에는 못 된다.
- 31:57그렇다고 또 개떡이냐 하면 그런 것도
- 31:59아니고 꼭 내 아내가 돼야 할 만치
- 32:03그저 툭툭하게 생긴 얼굴이다.
- 32:07나보다 10년이 아래니까 올해
- 32:0916인데 몸은 남보다 두 살이나 덜
- 32:12자랐다. 남은 잘도 헌칠이듯 크것만
- 32:16이거는 위아래가 뭉툭한 것이 내
- 32:19눈에는 헐벗이 감참해 같다. 참매
- 32:22중에는 감참매가 제일 맞고 이쁘니까
- 32:25말이다. 둥글고 커단 눈은
- 32:28서글서글하니 좋고 좀 지쳐 찢어졌지만
- 32:32입은 밥이나 호콕히 먹음직하니 좋다.
- 32:36아, 밥만 많이 먹게 되면 팔자는
- 32:38고만 아니냐?
- 32:40헌데 한 가지 파가 있다면 가끔 가다
- 32:43몸이 장인님은 이걸 최신이 없이 들까
- 32:46본다고 하지만 너무 빨리빨리 논다.
- 32:50그래서 밥을 나르다가 때없이 풀밭에다
- 32:53깨빡을 쳐서 흙투성의 밥을 곧잘
- 32:56먹인다. 안 먹으면 무한해 할까 봐서
- 32:59이걸 씹고 안 잔노라면 의적으적
- 33:01소리만 나고 돌을 먹는 겐지 밥을
- 33:04먹는 겐지
- 33:06그러나 이날은 웬일인지 성한 밥채로
- 33:09머리에 곱게 내려 놓았다. 그리고 또
- 33:12내외를 해야 하니까 저만큼 떨어져
- 33:15이쪽으로 등을 향하고 온리고 앉아서
- 33:17그릇 나기를 기다린다.
- 33:20내가 다 먹고 물러섰을 때 그릇을
- 33:22와서 챙기는데 그런데 난 깜짝 놀라지
- 33:25않았느냐? 고개를 푹 숙이고 밥함지의
- 33:28그릇을 포기면서 날더어 들으라는지
- 33:31혹은 제소린지 밤낮 일만 하다 말
- 33:34텐가 하고 혼자서 쫑알거린다.
- 33:38고대 잘 내외하다가 이게 무슨 소린가
- 33:41하고 난 정신이 얼떨떨했다.
- 33:44그러면서도 한편 무슨 좋은 수가
- 33:46있는가 싶어서 나도 공중을 대고
- 33:49혼잣말로 그럼 어떻해 하니까 성시켜
- 33:53달라지 뭘 어떻해 하고 돼알지게
- 33:56쏘아붙이고 얼굴이 밝개져서 산으로
- 33:59그저 도망지를 친다.
- 34:02나는 잠시 동안 어떻게 되는 심판인지
- 34:04맥을 몰라서 그 뒷모양만 덤덤이
- 34:07바라봤다.
- 34:09봄이 되면 온갖 총목이 물이 오르고
- 34:12싹이 트고 한다. 사람도 아마 그런가
- 34:14보다 하고 며칠 내에 부적 속으로
- 34:18자란 듯 싶은 점순이가 여간 반가운
- 34:21것이 아니다.
- 34:22이런 걸 멀쩡하게 안직 어리다고
- 34:24하니까 우리가 구장님을 찾아갔을 때
- 34:28그는 쌀문 밖에 있는 돼지우리에서
- 34:30죽을 퍼주고 있었다. 서울을 좀 갔다
- 34:33오더니 사람은 점자나야 한다고 옷셈이
- 34:36양쪽으로 뾰족이 뻗히고 그걸에 하고
- 34:40늘 쓰담는 손버릇이 있다. 우리를
- 34:44멀뚱히 쳐다보고 미리 알아챘는지
- 34:46왜 일들 허다 말고 그래 하더니 손을
- 34:49올려서 그 애을 훅 따겠다. 부장님,
- 34:53우리 장인님과 침에 계약하기를
- 34:56먼저 덤비는 장인님을 뒤로 떼다고
- 34:59내가 허둥지둥 달려들다가 가만히
- 35:01생각하고 아니 우리 빙장님과 치해
- 35:06하고 첫번부터 다시 말을 고쳤다.
- 35:09장인 님은 빙장님 해야 좋아하고 밖에
- 35:12나와서 장인님 하면 괜슬에 골을
- 35:15내려고 든다. 뱀도 뱀이라야 좋냐고.
- 35:19창피스러우니 남 듣는데는 제발 빙장님
- 35:22빅모님 하라고 일상 말조짐을
- 35:25받아오면서 난 그것도 자꾸 있는
- 35:29당장도 장인님마다 옆에서 내 발등을
- 35:32꾹 밟고 곁눈질을 흘기는 바람이야
- 35:34겨우 알았지만
- 35:36구장님도 내 이야기를 자세히 듣더니
- 35:38퍽딱한 모양이었다. 하기야 구장님뿐만
- 35:42아니라 누구든지 다 그럴 게다. 길게
- 35:44길러둔 새끼 손톱으로 코를 후서 절이
- 35:48탁 튀기며 그럼 봉필 씨 얼른 성시켜
- 35:51주구려 그렇게까지 제가 하고 싶다는
- 35:54걸 하고 내 짐작대로 말했다.
- 35:57그러나이 말에 장애인님이 사돼질로
- 35:59눈을 불하리고 아 성고 뭐고 기집년이
- 36:03미쳐 자라야 할게 아닌가 하니까 고만
- 36:06멀수룩해서 입만만 적적 다실 뿐이
- 36:09아닌가? 그것도 그래.
- 36:12그래. 거진 4년 동안에도 안
- 36:14자랐다니 극힌 언제 자라지요? 다
- 36:17그만두고 사격 내쉬. 글쎄이 자식아
- 36:21내가 크질 말라고 그랬니? 왜 나
- 36:24보고 떼냐? 빅모님은 참새만 한 것이
- 36:27그럼 어떻게 애를 낳죠? 사실
- 36:29장모님은 점순이보다도 깃배기 하나가
- 36:32적다. 장인 님은이 말을 듣고 껄더니
- 36:36그러나 안 해도 돌씹은 상이다. 코를
- 36:39푸는 척하고 날 은근히 골리려고
- 36:42팔꿈치로 옆 갈비게를 퍽치는 것이다.
- 36:45더럽다. 나도 종아리에 파리를 쫓는
- 36:48척하고 허리를 구부리며 어깨로 그
- 36:50궁둥이를 확 때밀었다. 장인 님은
- 36:53앞으로 우찔근하고 쌀문게로 쓰러질
- 36:56듯하다 몸을 바로 고치더니 눈총을
- 36:59몹이 쏘았다. "런년의 자식." 하곤
- 37:02싶으나 남의 앞이라서 참아 못하고
- 37:05섰는 그 보기에 퍽 쟁그러웠다.
- 37:10그러나이 말에는 별반 신통한 귀정을
- 37:12얻지 못하고 도로 논으로 돌아와서
- 37:15모를 부었다.
- 37:17왜냐면 장인님이 뭐라고 귓속말로
- 37:20수근수근하고 간 뒤다. 구장님이 날
- 37:23위해서 조용히 데리고 아래와 같이
- 37:25일러 주었기 때문이다. 뭉태의 말은
- 37:28구장님이 장인님에게 땅 두 마지게
- 37:30얻어 붙이니까 그래 꾀었다고 하지만
- 37:33난 그렇게 생각 안 는다. 자네 말도
- 37:37하기야 옳지 암 나이 찼으니까 아들이
- 37:40급하다는게 잘못된 말은 아니야.
- 37:42하지만 농사가 한창 바쁠 때 일을 안
- 37:46한다든가 집으로 달아난다든가 하면
- 37:49손해죄로 그것도 징역을 가거든.
- 37:52여기에 그만 정신이 번쩍 났다.
- 37:55왜 요전에 산포말서 산에 불 좀
- 37:58놓았다고 징역 간 거 못 봤나?
- 38:01재산에 불을 놓아도 징역을 가는
- 38:03이때데 남의 농사를 버려 주니 죄가
- 38:06얼마나 더 중한가? 그리고 자는
- 38:09정장을 간다지만 그러면 괜슬의 죄를
- 38:12들고 들어가는 걸세. 또 결혼도
- 38:15그렇지. 법률의 성년이란게 있는데
- 38:19물가 돼야지 비로소 결혼을 할 수가
- 38:21있는 걸세. 자네. 물론 아들이 늦을
- 38:24걸 염려하지만 점순위로 말하면 인재
- 38:27겨우 16이 아닌가? 그렇지만 아까
- 38:30빙장님의 말씀이 올 가에는 열일을
- 38:34제치고라도 성례를 시켜 주겠다 하시니
- 38:36좀 고마울 게가? 빨리 가서 뭐
- 38:39붙던거나 마저 붙게. 군소리 말고
- 38:42어서 가.
- 38:44그래서 오늘 아침까지 끼소리 없이
- 38:47왔다.
- 38:49장인님과 내가 싸운 것은 지금
- 38:51생각하면 전혀 뜻밖에 일이라 안 할
- 38:53수 없다. 장인님으로 말하면 요즘 막
- 38:56자기들에게 행세를 좀 하고 싶다고
- 38:59해서 돈 있으면 양반이지 별게 있느냐
- 39:03하고 일부러 아랫배를 툭 내밀고
- 39:05걸음도 뒤틀리게 걷고 하는 이판이다.
- 39:09까진 낮쯤 두들기다 남의 땅을 가지고
- 39:12모처럼 닦아 놓았던 가문을 망친다든지
- 39:15할 어른이 아니다. 또 나로 논지면
- 39:18아무쪼록 잘 배서 점순이에게 얼른
- 39:20장가를 들어야 하지 않느냐. 이렇게
- 39:23말하자면 결국 어젯밤 뭉네 집에 마실
- 39:26간 것이 썩 나빴다.
- 39:29낮에 구장님 앞에서 장애인님과 내가
- 39:31싸운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대고
- 39:33빈정거리는 것이 아닌가? 그래 막구도
- 39:36그걸 가만둬. 그럼 어떡하니?
- 39:39인마 봉피를 모판내다 거꾸로 박아
- 39:42놓지 뭐 어떡해 하고 괜히 내 대신
- 39:46화를 내 가지고 주먹질를 하다
- 39:48등장까지 쳤다.
- 39:50놈이 본시 관괄은 하지만 그래놓고
- 39:53날더어 석겹을 물려고 막 찌다오를
- 39:55붙는다.
- 39:57난 어한이 벙벙해서 잠자고 앉았으니까
- 40:00저만 연신 짓거리는 소리가 밤낮 일만
- 40:03해 주고 있을 테냐. 영두기는 1년을
- 40:06살고도 장갈들었는데 넌 4년이나
- 40:08살고도 더 살아야 해. 네가 세 번째
- 40:12사회인 줄이나 아니 세 번째 사위
- 40:15남의 일이라도 분하다이 자식아.
- 40:17우물레가 빠져 죽어.
- 40:19나중에는 겨우 손톱으로 목을
- 40:22따라고까지 하고 제 아들 같이 함부로
- 40:25훅였다.
- 40:26별이별 소리를 다해서 그대로 옮길
- 40:28수는 없으나 그 줄거리는 이렇다.
- 40:32우리 장인님이 딸이 셋시 있는데
- 40:34맞다른 재작년 가을에 시집을 갔다.
- 40:37정말은 시집을 간게 아니라 그 딸도
- 40:40대릴 사이를 해 가지고 있다가
- 40:41내보냈다.
- 40:43그런데 딸이 열살 때부터 19 즉
- 40:4610년 동안의 대릴 사위를
- 40:48갈아들이기를 독리에서는 사위부자라고
- 40:51이름이 났지만은 열놈이란 건 참 너무
- 40:55많다.
- 40:56장애인님이 아들은 없고 딸만 있는로
- 40:59그 딸을 대일 사이를 해올 때까지는
- 41:02부려먹지 않으면 안 된다. 물론
- 41:05머음을 두면 좋지만 그건 돈이 드니까
- 41:08일 잘하는 놈을 고르느라고 연팡 바꿔
- 41:11드렸다. 또 한편 놈들이 욕만 줄창
- 41:14퍼붓고 심이도 부려 먹으니까
- 41:17베리상에서 달아나기도 했겠지.
- 41:20점순이는 둘째 딸인데 내가 일면 그
- 41:22세 번째 대일 사이로 들어온 셈이다.
- 41:25내 담으로네 번째 놈이 들어올 것을
- 41:27내가 일도 참 잘하고 그리고 사람이
- 41:30좀 어수룩하니까 장인님이 잔뜩 붙들고
- 41:34놓칠 않는다.
- 41:36셋째 딸이 이제 여섯 살 적어도
- 41:39열살은 돼야 델릴 사위를 할 테므로
- 41:41그동안은 죽도록 부려 먹어야 된다.
- 41:45그러니 이제는 속 차리고 장가를 들여
- 41:47달라고 때를 쓰고 낮아빠져라.
- 41:50이것이다.
- 41:52나는 건로 엉하며 귀등으로 들었다.
- 41:56뭉태는 땅을 얻어붙이다가 떨어진
- 41:58뒤로는 장인님만 보면 공연히 못
- 42:01먹어서 으른거린다.
- 42:03그것도 장인님이 저 달라고 할 적에
- 42:06제 집에서 위한다는 그 감투. 예전에
- 42:09원님이 쓰던 것이라 옆구리에 뽕뽕
- 42:12접먹은 걸레를 선뜻 주었다면 그럴
- 42:15리도 없었던 걸.
- 42:18그러나 나는 뭉태란 놈의 말을 전수히
- 42:20고지 듣지 않았다. 꼭 고지들었다면
- 42:24간밤에 와서 장인님과 싸웠지 무사히
- 42:26있었을 리가 없지 않은가?
- 42:29그러면 딸에게까지 인심을 잃은
- 42:30장인님이 혼자 나빴다.
- 42:34실토이지 나는 점순이가 아침상을
- 42:36가지고 나올 때까지는 오늘도 또
- 42:39얼마나 밥을 담았나 하고 이것만
- 42:41생각했다.
- 42:43상애는 된장찌개하고 간장 한 종지,
- 42:46조밥 한 그릇, 그리고 밥보다 더
- 42:49수부룩하게 담은 산나물이 한 대접
- 42:51이렇다.
- 42:53나물은 점순이가 틈틈히 헤우니까 두
- 42:55대접이고네 대접이고 멋대로 먹어도
- 42:58좋으나 밥은 장인님이 한 사발 외엔
- 43:02더 주지 말라고 해서 안 된다.
- 43:05그런데 점순이가 그 상을 내 앞에
- 43:07내려놓으며 제 말로 짓거리는 소리가
- 43:10구장님한테 갔다 그냥 온담 그래 하고
- 43:14엊그제 산에서와 같이 되우
- 43:16쫑알거린다.
- 43:18나는 내가 더 단단히 덤비지 않고 만
- 43:20것이 좀 어리석었다. 속으로 그랬다.
- 43:24나도 저쪽 벽을 향하여 외면하면서 내
- 43:26말로 안 되는 걸 그럼 어떡한다
- 43:30하니까 수염을 잡아채지 그냥 둬이
- 43:33바보야
- 43:35하고 또 얼굴이 빨개지면서 성을 내며
- 43:38안으로 셀쭉하니 튀들어가지 않느냐
- 43:41이때 아무도 본 사람이 없었게
- 43:43망정이지 보았다면 내 얼굴이 애이은
- 43:47황세 새끼처럼 가엽다 했을 것이다.
- 43:51사실 이때만치 슬펐던 일이 또
- 43:53있었는지 모른다. 다른 사람은 앞만
- 43:56못생겼다 해도 괜찮지만 내 아내될
- 43:59점순이가 병신으로 본다면 참 신세는
- 44:02따분하다.
- 44:04밥을 먹은 뒤 지개를지고 일터로
- 44:06가려다가 도로 벗어 던지고 바깥 마당
- 44:10공석위에 들어누어서 나는 차라리 죽는
- 44:13이만 갖지 못하다 생각했다.
- 44:16내가 일 안 하면 장인님 저는 나이가
- 44:18먹어 못 하고 결국 농사 못 짓고
- 44:21만다. 뒷짐으로 트림을 끌하고 대문
- 44:24밖으로 나오다 나를 보고서이 자식아
- 44:28너 또 왜 이러니?
- 44:30관격이 났어요. 아이구 배야. 기건
- 44:33밥 쳐 먹고 나서 무슨 관격이야.
- 44:35남의 농사 버려주면이 자식가 징역
- 44:38간다. 봐라. 가도 좋아요. 아이고
- 44:41배야.
- 44:42참말 나는 일 안에서 징역가도 좋다
- 44:45생각했다.이
- 44:47후 아들을 낳아도 그 앞에서 바보
- 44:49바보 이렇게 별명을들을테니까
- 44:52오늘은 열쪽에 난데도 결정을 내고
- 44:55싶었다.
- 44:56장인님이 일어나라고 해도 내가 안
- 44:58일어나니까 눈에 독이 올라서
- 45:00저편으로게 가더니 지의 막대기를 들고
- 45:04왔다. 그리고 그걸로 내 허리를 마치
- 45:07돌 떠넘기듯이 쿡 찍어서 넘기고
- 45:10넘기고 했다.
- 45:12밥을 잔뜩 먹고 딱딱한 배가 그럴
- 45:14정마다 튕겨지면서 벨창이 꽃한 것이
- 45:17여간 기지 않았다. 그래도 안
- 45:20일어나니까 이번에는 배를지게 막대기로
- 45:23위에서 쿡 찌르고 발길로 옆구리를
- 45:26차고했다. 장인님은 원체 심정이
- 45:29굳어서 그러지만 나도 저만 못하지
- 45:31않게 배를 채웠다. 아픈 것을 눈을
- 45:34꽉 감고 너는 해라. 난 재미난 듯이
- 45:37있었으나 볼기을 후려갈길 적에는 나도
- 45:41모르는 결에 벌떡 일어나서 그 수염을
- 45:43잡아챘다만은
- 45:45내 고인한 것이 아니라 정말은
- 45:47아까부터 부엌뒤 울타리 구멍으로
- 45:50점순이가 우리들의 꼴을 몰래 엿보고
- 45:53있었기 때문이다.
- 45:55가뜩이나 말 한마디 톡톡히 못 한다고
- 45:57바보라는데
- 45:59몇 가지 잠자고 맞는 걸 보면 짜정
- 46:01바보로 할게 아닌가? 또 점순위도
- 46:04미워하는 이까지 놈의 장인님. 나곤
- 46:07아무것도 안 되니까 막 때려도 좋지만
- 46:10사정 보아선 수염만 채고 저기까지 잘
- 46:13들리도록 이걸 까슬라보다 하고 소리를
- 46:17쳤다.
- 46:19장인님은 더 약이 바짝 올라서 자분참
- 46:22지계 막대기로 내 어깨를 그냥 내려
- 46:24갈겼다. 정신이 다 아찔하다. 다시
- 46:28고개를 들었을 때 그때엔 나도 온몸에
- 46:30약이 올랐다.이 이 녀석의 장인님을
- 46:33하고 눈에서 불이 펑 나서 그 아래
- 46:36밭 있는 능알로 그대로 떼밀어 굴려
- 46:39버렸다. 조금 있다가 장인님이
- 46:42씩씩하고 한번 해보려고 기어오르는 걸
- 46:45얼른 또 떼미러 굴려 버렸다.
- 46:48기어오르면 굴리고 굴리면 기어오르고
- 46:51이러길 한 너 번을 하며 그럴 적다
- 46:54부려만 먹고 왜 성례 안 하지우?
- 46:57나는 이렇게 호령했다.
- 47:00하지만 장인님이 선뜻 오냐 내리라도
- 47:03성내시켜 주마 했으면 나도 성가신 걸
- 47:06그만두었을지 모른다. 나야 이러면
- 47:09때린 건 아니니까 나중에 장인 쳤다는
- 47:12누명도 안들을 터이고 얼마든지 해도
- 47:14좋다. 한번은 장인님이 헐떡헐떡
- 47:17기어서 올라오더니 내 바지가랑이를
- 47:19요렇게 노리고서 단박 움켜 잠고
- 47:22내달렸다. 악 소리를 치고 나는 그만
- 47:26세상이 다 팬그르 도는 것이 빙장님
- 47:29빙장님 빙장님이 자식 잡아 먹어라
- 47:33잡아 먹어 아 할아버지 살려 줍시
- 47:37할아버지 하고 두 팔을 허둥지둥
- 47:40내저울 적에는 이마의 진땀이 쭉
- 47:43내었고 인젠 참으로 죽나 보다 했다.
- 47:47그래도 장인 님은 놓지 않더니 내가
- 47:50기여이 땅바닥에 쓰러져서 거의
- 47:51까무어치게 되니까 놓는다.
- 47:54더럽다, 더럽다. 이게 장인님인가?
- 47:58나는 한참을 못 일어나고 쩔쩔 맺다.
- 48:01그렇게 얼굴을 드니 눈에 참 아무것도
- 48:04보이지 않았다. 사지가 부르르
- 48:07떨리면서 나도 엉금엉금 기어가
- 48:10장인님의 바지가를 꽉 움았다.
- 48:15내가 머리가 터지도록 매를 얻어맞은
- 48:17것이이 때문이다. 그러나 여기가 또한
- 48:20우리 장인님이 유달리 착한 곳이다.
- 48:23어느 사람이면 사경을 주어서라도 당장
- 48:25내 쫓았지. 터진 머리를 불으로 손수
- 48:28지어주고 호주머니에 희연 한봉을
- 48:31넣어주고 그리고 올 가렌 꼭 성례를
- 48:35시켜주마. 앞말 말고 가서 뒷골에
- 48:38콩밭이나 얼른 갈아라 하고 등을
- 48:41뚜덕여 줄 사람이 누구냐?
- 48:44나는 장인님이 너무나 고마워서 어느덧
- 48:47눈물까지 났다. 점순이를 남기고 인젠
- 48:50내 쫓기려니 하다 뜻밖에 말을 듣고
- 48:54빙장님 이제 다시는 안 그러겠어요?
- 48:58이렇게 맹설을 하며 불랴 살려야
- 49:00지계를지고 일터러 갔다. 그러나
- 49:03이때는 이걸 모르고 장인님을 원수로만
- 49:06여겨서 잔뜩 잡아당겼다.
- 49:09아 아 이놈아 놔라 놔 놔.
- 49:14장인님은 헛손지를 하며 솔개미의 챈
- 49:17"Ш닭의 소리를 연애 질렀다."
- 49:19"녹힌 왜? 이왕이면 호대게 혼을
- 49:22내주리라." 생각하고 짓이 더
- 49:25당겼다만은 장인님이 땅에 쓰러져서
- 49:28눈의 눈물이 핑 도는 것을 알고 좀
- 49:31겁도 났다. "할아버지, 놔라! 놔!
- 49:34놔! 놔!" 그래도 안 되니까 예,
- 49:38점순아, 점순아.이
- 49:41이 악장 안에 있었던 장모님과
- 49:43점순이가 헐레 벌떡가고 단숨에
- 49:46뛰어나왔다.
- 49:47나의 생각에 장모님은 제 남편이니까
- 49:50역성을 하려는지도 모른다. 그러나
- 49:52점순이는 내 편을 들어서 속으로
- 49:55고수해서 하겠지. 대체 이게
- 49:57왼속인지. 지금까지도 난 영문을
- 50:00모른다. 아버지를 혼내 주기는 제가
- 50:03내려놓고 이제 와서는 달려들며
- 50:06애구머니이 망할게 아버지 죽이네 하고
- 50:10내 귀를 뒤로 잡아당기며 마냥 우는
- 50:12것이 아니냐. 그만 여기에 기운이 탁
- 50:15꺾이어 나는 얼빠진 등신이 되고
- 50:18말았다. 장모님도 덤벼들어 한쪽
- 50:21귀마저 뒤로 잡아채면서 또 우는
- 50:24것이다.
- 50:26이렇게 꼼짝 못하게 해놓고 장인님은
- 50:28지의 막대기를 들어서 사뭇 나려
- 50:31족였다. 그러나 나는 굳어 피하려
- 50:34하지도 않고 안만해도 그 속 알 수
- 50:36없는 점순이의 얼굴만 멀거니 들여다
- 50:39보았다.이 이 자식 장인님에서
- 50:42할아버지 소리가 나오도록 해.
- 50:44소낙비는 김유정을 세상에 알린
- 50:46신축문의 당선작입니다.
- 50:48그리고이 작품에는 웃음기가 거의
- 50:51없습니다. 노름빛에 쫓기는 남편과 그
- 50:55빚을 갚기 위해 몸을 팔게 되는 아내
- 50:58춘호 처의 이야기예요. 손악비
- 51:01쏟아지는 산골의 하루가 식민지 시대의
- 51:04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이 부부를
- 51:06어디까지 데려가는지 김유정이라는
- 51:08작가가 웃음을 거두면 어떤 얼굴이
- 51:11되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.
- 51:14소낙비.
- 51:16음산 검은구름이 하늘에 뭉게뭉게
- 51:19모여드는 것이 금시라도 비 한줄기 할
- 51:22듯하면서도 여전히 집굳은 햇발은 겹겹
- 51:26산속에 묻힌 외진 마을을 통째로
- 51:29자신듯이 달구 있었다.
- 51:32이따금 생각나는 듯 삶에 들린 바람은
- 51:35논박간의 나무들을 뒤흔들며 미쳐
- 51:37날뛰었다.
- 51:39뇌 밖으로 농군들을 멀리 품맛시로
- 51:42내보낸 앞말의 공기는 쓸쓸하였다.
- 51:46다만 izo몇한 미로나무 숲에서
- 51:48거치러 가는 농촌을 읍는 듯 메미에
- 51:51애긋는 노래 매음
- 51:55매응
- 51:57추노는 자기 집 올봄에 오을 주고
- 52:00사서든 묵은 오막사리 집 방문에 걸터
- 52:05앉아서 바른 주먹으로 턱을 고이고는
- 52:07봉당에서 저녁으로 때울 감자를 씻고
- 52:10있는 아내를 묵묵히 노려보고 있었다.
- 52:14그는 산날밤이나 눈을 안 붙이고
- 52:16성화를 하는 바람에 농사의 고리 삭은
- 52:19그의 얼굴은 더욱 햇였다.
- 52:23아내에게 다시 한번 졸라 보았다.
- 52:25그러나 위협하는 어조로 이봐, 그래
- 52:29어떻게 돈 이만 안 해 줄 터요?
- 52:32아내는 역시 대답이 없었다. 갓
- 52:35잡아온 세댕 모양으로 씻는 감자나
- 52:38씻을뿐 잠고 있었다.
- 52:41되나 안 되나 좌우 이렇다 말이
- 52:43없으니 추노는 우라가 퍼져서 죽을
- 52:46지경이었다. 그는 옷에서 떠들어온
- 52:49몸이라 자기를 믿고 장리를 주는
- 52:51사람도 없고 또는 그 잔량한 집을
- 52:54팔려 해도 단 이삼원의 작자도 내지
- 52:56않으므로 앞뒤가 꼭 막혔다.
- 53:00나는 그래도 아내는 나이 젊고 얼굴
- 53:03똑똑하겠다. 돈 2원쯤이야 어떻게라도
- 53:05될 수 있겠는 것인데들은 채도 안
- 53:08하니 썩 개심한듯 싶었다. 그는 배를
- 53:12튀기며 다시 한번 돈 좀 안 해 줄
- 53:15터여 하고 소리를 뻑 질렀다. 그러나
- 53:18데구는 역시 없었다. 추노는 녹이
- 53:21충전하여 불연듯 문지방을 떠다밀며
- 53:24벌떡 일어섰다. 눈을 홉고 벽에기된
- 53:28지의 막대기를 손에 잡자 아내의
- 53:30옆으로 바람같이 달려들었다.
- 53:33이년아 기집 좋다는게 뭐 남편의
- 53:36근심도 덜어 주어야지 끼고자는
- 53:38기집이요? 지의 막대는 아내의 연한
- 53:42허리를 모지게 후렸다.
- 53:44까부러지는 비명은 모지락슬에 찌그러진
- 53:47울타리틈을 빠져나간다.
- 53:49쳐 막대는 앉은 채 곧가라진 안에
- 53:53발뒤축을 얼러 볼기를 내려갈겼다.
- 53:57이년아, 내가 언제부터 너에게 조르는
- 53:59게요?
- 54:00범같이 호통을 치고 남편이 지계
- 54:03막대를 공중으로 다시 올리며 모주름을
- 54:05쓸 때 아내는 애고머니 하고 외마디를
- 54:10질렀다.
- 54:11연하여 몸을 뒤치자 겁안 엎어질 듯이
- 54:14쌀문 밖으로 내달렸다. 얼굴에 눈물이
- 54:18흐른 채 황 그리는 걸음으로 문 앞에
- 54:20언덕을 내려 개우를 건너고 맞은 쪽에
- 54:23뚫린 콩바길로 들어섰다.
- 54:26너 네가 날 피하면 어디 갈 테여?
- 54:29밝기를 막는듯한 의미 있는 호령에
- 54:32달아나던 아내는 다리가 멍칫하였다.
- 54:36그는 고개를 돌려 쌀문 안에 아직도
- 54:38지계 막대를 들고 섰는 남편을
- 54:40바라봤다.
- 54:42어른에게 죄진 어린애 같이 입만
- 54:44종깃하다가
- 54:46남편이 뛰어나올까 겁이 나서 겨우
- 54:48입을 열었다. 쇠돌 엄마 집에 좀
- 54:51다녀올게요.
- 54:52주변 petit 변명을 하고는
- 54:55가던길를 다시게 내걸었다.
- 54:59아내라고 요새이 돈 이원이 급시로
- 55:02필요함을 모르는 바도 아니었다.
- 55:05그의 자격으로나 노동으로나 돈
- 55:07이원이란 감히 땅도 못 해 볼
- 55:10형편이었다. 벌이라야 하잘 것 없는
- 55:13것.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섭게 남에게
- 55:15뒤질까 영산이 올라는 것이다. 조그만
- 55:19종이를 허리에 달고 거한 상중에
- 55:22드문드문 박여 있는 도라지 더덕을
- 55:25찾아가는 것이었다. 깊은 산속으로
- 55:28우중한 돌튼 바귀로 잔약한 몸으로
- 55:32맨발에 집신짝을 끌며 강팔은 산등을
- 55:35타고 돌려면 접먹던 힘까지 녹아내리는
- 55:38듯 진땀은 머리로 발끝까지 쭉
- 55:41흘러내린다.
- 55:44아랫돌리를 단 외으로 두은 낡은
- 55:46치맛자락은 다리로 허리로 척척 옮겨
- 55:49걸음을 방해했다.
- 55:51땀에 부른 종아리는 거친 숲을 켜 그
- 55:54쓰라림이 말이 아니다. 게다 무더운
- 55:57흙내는 숨이 탁탁 막히도록 가슴을
- 56:00질른다.
- 56:02그러나 삶에 발보둥치는 순직한 그의
- 56:04머리는 아무 불평도 일지 않았다.
- 56:08가물의 콩나귀로 어쩌다 도라질
- 56:10순이라도 어지러운 숲속에 하나 둘
- 56:13뾰족이 뻗어 오른 것을 보면 그는
- 56:16그래도 기쁨에 넘치는 미소를 떼었다.
- 56:19때로는 바위도 기어올랐다.
- 56:22정 못 기어오를 그런 험한 곳이면
- 56:25칙덩굴에 매달리기도 하는 것이었다.
- 56:28때국의 전 무명 적삼은 벗어서
- 56:30허리춤에다 꼭 찌르고는 호랑이 숲이라
- 56:33이름난 강원도 산골에 매달려 길을
- 56:36쓰고 허이적거린다.
- 56:38골바람은 지날마다 알몸을 두은
- 56:40치맛자락을 공중으로 날린다. 그제마다
- 56:44건붉은 볼깃짝을 사양없이 내보이는
- 56:47측덩굴의 글을 본다면 배를 움켜지어도
- 56:51다 못 볼 것이다. 많은 그윽한
- 56:53산골이라 그을 비웃는 놈은 뻐꾸기
- 56:56뿐이었다.
- 56:58이리하여 해동갑으로 해가를 하고 나면
- 57:01케어모은 도라지 더덕을 얼러 사발가옷
- 57:04혹은 두어사발 남짓하게 되는 것이다.
- 57:08그러면 독리로 내려와 주막거리에 가서
- 57:10그걸 내주고 보리살과 사발 바꿈을
- 57:13하였다. 그러나 요즘엔 그마저도 철이
- 57:16겨웠다고 소출이 없다. 그 대신 남의
- 57:19보리 방아를 왼일 찌어주고 보리밥
- 57:22그릇이나 얻어다가는 집으로 돌아와
- 57:25농토를 못 얻어 뻔뻔히 노는 남편과
- 57:28같이 나누는 것이 그날 하루하루의
- 57:31생활이었다.
- 57:33그러고 보니 돈 이원 커녕 당장 목을
- 57:36딴데도 피도 나올지가 의문이었다.
- 57:39만약 돈 이원을 돌린다면 아는 집에서
- 57:42볼이라도 꾀업는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
- 57:45없다. 그리고 온 동리에 안들이
- 57:48치맛람에 팔자 고쳤다고 쑥떡거리며
- 57:51은근히 시세우는 쇠돌 엄마가 아니고는
- 57:54노는 벌리를 가진 사람이 없다.
- 57:57그런데 도적이 제발절이다고 그는 자기
- 58:00골 주제의 재불에 눌려서 호사로운
- 58:02쇠돌 엄마에게는 죽어도 가고 싶지
- 58:05않았다.
- 58:06쇠돌 엄마도 처음해야 자기와 같이
- 58:08천한 농부의 개집이만 어쩌다 하늘이
- 58:11도아 독리의 부자 양반 이주사와
- 58:14은근히 배가 맞은 뒤로는 얼굴도 모양
- 58:18내고 오치장도 하고 밥 걱정도 안
- 58:20하고 하여 아주 금방에 뒹구는 팔자가
- 58:24되었다. 그리고 새돌 아버지도 이게
- 58:27웬 땡이냐 듯이 아내를내어 놓은 채
- 58:30눈을 슬쩍 감아 버리고 이주사에게서
- 58:32나는 옷이나 입고 주는 쌀이나 먹고
- 58:36연년이 심통치 못한 자기 농사에는 한
- 58:39손을 떼고는 희자를 뽑는 것이
- 58:41아닌가?
- 58:44사실 말인즉 추노처가 쇠돌 엄마에게
- 58:46죽어도 안 가려는 그 속닭은 정작
- 58:49여기 있었다. 바로 지난 늦은 봄
- 58:52달이 뚫어지게 밝던 어느 밤이었다.
- 58:56추노가 보름 계추를 보러 산모퉁이로
- 58:58나간 것이 이하여도 돌아오지 않으므로
- 59:02집에서 기다리던 아내가 인젠엔 자고
- 59:04오려나 생각하고는 막 들어누어 잠이
- 59:07들려니까 왜 난대 없는 황소 같은
- 59:10놈이 튀어들었다. 허둥지둥 추어처를
- 59:13마구 깔다가 놀라서 으악 소리를 치는
- 59:16바람에 그냥 달라난 일이 있었다.
- 59:19어수룩한 시골 일이라 별반 풍설도 안
- 59:22나고 쓱싹되었으나
- 59:24며칠이 지난 뒤에야 그것이 독리의
- 59:27부자 이주사의 소행임을 비로서 눈치
- 59:29채웠다.
- 59:31그런 까닭으로 해서 추노처는 쇠돌
- 59:34엄마와 직접 관계는 없단데도 그를
- 59:37대하면 공연슬의 얼굴이 뜨뜻하여지고
- 59:40무슨 죄나진듯이 어색하였다.
- 59:43그리고 더욱이 새돌 엄마가 세대 나는
- 59:46속옷이 세 개고 버이 내버리고 행
- 59:50하며 아주 좋다고 핸들되는 그꼴을
- 59:53보면 혹시 자기에게 함정을 두고서
- 59:56비아냥거리는 건 아닌가 하는
- 59:58옥생각으로 무한해서 고개도 못
- 1:00:00들었다.
- 1:00:02한편으로는 자기도 존만 잘했다면
- 1:00:06지금쯤은 새돌 엄마처럼 호강을 할 수
- 1:00:08있었을 그런 가득한 기회를 쌀려 버린
- 1:00:11자기 행동에 대한 후회와 애탄으로
- 1:00:14말미암아 마음을 괴롭히는 그 쓰라림도
- 1:00:17적지 않았다.
- 1:00:19그러나 아무러한 욕을 보더라도 나날이
- 1:00:22심해 가는 남편의 무지한 매보다는
- 1:00:25그래도 좀 허랄게다.
- 1:00:28오늘은 한 먹고 새돌 엄마를
- 1:00:30찾아가려는 것이었다.
- 1:00:33추노처는 이번 걸음이 허발이나 안칠까
- 1:00:35일념으로 심화를 하며 수양버들이 쭉
- 1:00:39늘어박인 논두덩섰다.
- 1:00:42그는 시골 안내로는 용모가 매우
- 1:00:44반반하였다.
- 1:00:46좀 야듯한 몸매는 호리오리한 것이
- 1:00:49소위 독리의 문자로 외입게나 하염직한
- 1:00:52얼굴이었으되 추려한 의복이며 키한
- 1:00:55냄새는 거지를 볼지른다.
- 1:00:58그는 왼손 바른 손으로 겪끔 내기로
- 1:01:02치마길를 여가며 속살이 삐질까
- 1:01:05조심조심히 걸었다.
- 1:01:07감사나온 구름소이가 하늘 신폭을
- 1:01:10뒤덮고는 차츰차츰 지면으로 쳐져
- 1:01:12내리더니 그의 산봉우리에 옮겨
- 1:01:15살풍경이 되고 만다. 먼데서 개짓는
- 1:01:18소리가 앞뒤산을 한적하게 울린다.
- 1:01:21빗방울은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더니
- 1:01:24차차 굵어지며 무더기로 퍼부어
- 1:01:26내린다.
- 1:01:27추노처는 길가에 늘어진 밤나무 밑으로
- 1:01:30뛰어들어가 비를 거니며 쇠돌 엄마
- 1:01:32집을 멀리 바라봤다.
- 1:01:35북쪽 산끼의 높직한 울타리로 뺑
- 1:01:37돌려두르고 앉았는 오묵하고 맵시 있는
- 1:01:40집이 그 집이었다.
- 1:01:42그런데 사리문이 꼭 다친 걸 보면
- 1:01:45아마 새돌 엄마가 농군청에 저녁
- 1:01:48제누리를 나르러 가서 아직 돌아오지를
- 1:01:50않은 모양이었다.
- 1:01:53그는 새돌 엄마 오기를 지켜보며
- 1:01:55우두컨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.
- 1:01:58나뭇잎에서 빗방울은 뚝뚝 떨어지며
- 1:02:02그의 뺨을 흘러 젓가슴으로 숨며다.
- 1:02:06바람은 지날마다 냉기와 함께 굵은
- 1:02:09빗발을 몸에 들이친다. 비에 쪼로록
- 1:02:12젖은 치마가 몸에 찰싹 휴감기어
- 1:02:15허리로 궁둥이로 다리로 살의 용각이
- 1:02:18그대로 비춰 올랐다.
- 1:02:20무던히 기다렸으나 쇠돌 엄마는 오지
- 1:02:23않았다. 하도 질력이 나서 하품을
- 1:02:26하여 가며 정신없이서 있 노란니 왼편
- 1:02:28언덕에서 사람은 발자치 소리가
- 1:02:31들린다. 그는 고개를 돌려 보았다.
- 1:02:34그러나 날색에 나무틈으로 몸을
- 1:02:36숨겼다. 동의배를 가진 이주사가
- 1:02:39지우산을 받쳐 쓰고는 새돌래 집을
- 1:02:41향하여 엉덩이를 깜죽거리며 내려가는
- 1:02:44길이었다.
- 1:02:46비록 키는 작막하나 수 좋은
- 1:02:48수염이든지 온 동리를 털어야 단
- 1:02:51하나뿐인 탄건이든지
- 1:02:53썩 좋은 50전후의 양반이다. 그는
- 1:02:57쌀문 앞으로 가더니 자기 집처럼
- 1:02:59거침없이 문을 떼다고는 속으로 버젓이
- 1:03:02들어가 버린다.
- 1:03:04이것을 보니 춘어 처은 다시금 속이
- 1:03:07편치 않았다.
- 1:03:09자기는 개 돼지같이 무시로 매만 막고
- 1:03:12돌아치는 천덕꾸러이다.
- 1:03:14안팎으로 겹기을 받으며 간대되는 새골
- 1:03:17엄마와 사람된 치수가 두드러지게
- 1:03:19다름을 그는 알 수 있었다. 쇠돌
- 1:03:22엄마의 호강을 너무나 부럽게 울어러
- 1:03:24보는 반동으로 자기도 잘만했다면 하는
- 1:03:28턱없는 희망과 후회가 전보다 몇값절
- 1:03:32쓰린맛으로 그의 가슴을 집어뜯었다.
- 1:03:35새돌래 집을 하염없이 건너다 보다가
- 1:03:38어느덧 저도 모르게 긴 한숨이
- 1:03:40굴러내린다.
- 1:03:42언덕에서 쏠려 내리는 사태물이
- 1:03:44발등까지 계흙으로 덮으며 소리쳐
- 1:03:47흐른다. 빗물에 푹 젖은 몸뚱리는
- 1:03:51점점 떨리기 시작한다. 그는 가볍게
- 1:03:55몸서리를 쳤다. 그리고 당황한
- 1:03:57시선으로 사방을 경계하며 보았다.
- 1:03:59아무도 보이지는 않았다. 다시 시선을
- 1:04:02돌려 그 집을 쏘아보며 속으로 국리해
- 1:04:05보았다.
- 1:04:06아내는 확실히 이주사뿐일게다.
- 1:04:09고대까지 걸었던 사리문이라든지 또는
- 1:04:12울타리에 넣은 빨래를 옆에 앙
- 1:04:15걷어들이는 것을 보면 어떤 맹세를
- 1:04:17두고라도 분명히 이주사 외에 다른
- 1:04:20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. 그는
- 1:04:23마음 놓고 비를 맞아가며 그 집으로
- 1:04:25달려들었다. 봉당으로 선뜻 뛰어오르며
- 1:04:29쇠돌 엄마 기슈 하고 인기를
- 1:04:32내보았다.
- 1:04:34물론 당자의 대답은 없었다.
- 1:04:37그 대신 그 음성이 낮자 안방에서
- 1:04:39이주사가 번개같이 머리를 내밀었다.
- 1:04:43자기 딴은 꿈밖란 듯 눈을 두리번
- 1:04:45두리번 하더니 옷뒤로 가진 추노처의
- 1:04:48젓가슴 아랫배 넓적 다리로 발등까지
- 1:04:53슬쩍 음충이 훑어보고는 건한 낮추로
- 1:04:56빙글해 한다. 그리고 자기도 봉당으로
- 1:04:59주춤주춤 나오며 새돌럼 말인가 왜
- 1:05:03지금 막 나갔지? 곧 온데스니 안방에
- 1:05:07좀 들어가 기다렸으면
- 1:05:09하고 매우 일이 딱한 듯이
- 1:05:11얼음어음한다.이
- 1:05:14비에 어딜 갔어요? 지금요 밖에 좀
- 1:05:17나갔지. 근데 곧 올걸
- 1:05:21있는 줄 알고 왔는데
- 1:05:23추노천은 이렇게 혼잣말로 낙심하며
- 1:05:26섭섭한 낯으로 머뭇머뭇하다가
- 1:05:29그냥 돌아갈 듯이 봉당 아래로
- 1:05:31내려졌다. 이주사를 쳐다보며 물차는
- 1:05:34재비같이 산들어지게 그럼 요단
- 1:05:37모겠어요.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
- 1:05:41작별의 인사를 올린다. 지금 곧
- 1:05:44온댔는데 좀 기다리지.
- 1:05:47다음에 또 오지우 아닐쎄 좀
- 1:05:49기다리게. 여보에 여보게 이봐.
- 1:05:53추어처가 간다는 바람에 이주사는
- 1:05:55체면도 모르고 기가 올랐다.
- 1:05:58허둥거리며 재강껏 만류하였으나 안만
- 1:06:01해도 안 된듯 싶다. 추노처가 여길
- 1:06:04찾아온 것도 큰 기적이려니와
- 1:06:07뇌성 병력에 구석진 곳이겠다. 이렇게
- 1:06:09솔깃한 기회는 두 번 다시 못 볼
- 1:06:12것이다.
- 1:06:14그는 눈이 뒤집혀 입에 물었던 장죽을
- 1:06:16쑥 뽑아 방 안으로 치들리고는 개집의
- 1:06:19허리를 뒤로 다짜고짜 끌어안서
- 1:06:22봉당이로 끌어올렸다. 개집은 몹이
- 1:06:24놀라며 왜 이어서요? 이거 노세요?
- 1:06:28하고 몸을 뿌리치려고 앙타를 한다.
- 1:06:31아니 잠깐만.
- 1:06:34이주사는 그래도 놓지 않으며
- 1:06:36허겁스러운 눈짓으로 개집을 달낸다.
- 1:06:39흘러내리려는 고이춤을 왼손으로 연송
- 1:06:42치우치며 바른 팔로는 개집을 잔뜩
- 1:06:45움켜 잡고는 엄두를 못내어 짤짤매다가
- 1:06:48간신히 방 안으로 끙끙 몰아넣었다.
- 1:06:52안으로 문꼬리는 재바르게 채웠다.
- 1:06:55밖에서는 모진 빗방울이 배춘잎에
- 1:06:58부닥치는 소리, 바람에 나무 떠는
- 1:07:00소리가 요란하다.
- 1:07:03가끔 양철통을 내려 굴리는 듯 거진
- 1:07:06천둥소리가 방고래를 울리며 날은 점점
- 1:07:09침침하였다.
- 1:07:11얼마쯤 지난 뒤었다. 이만하면 길이
- 1:07:14들었으려니 안심하고 이주사는 날심을
- 1:07:19하고 돌는다.
- 1:07:21실없이 고마운 빛 때문에 바락도 못
- 1:07:23치고 앙살도 못 피우고 무릎 앞에
- 1:07:26고분고 늘어져 있는 개집을 대견이
- 1:07:29바라보며 빙긋이 얼러 보았다.
- 1:07:32개집은 온몸에 진땀이 쭉 흐르는 것이
- 1:07:35꽤 더운 모양이다. 벽에 걸린
- 1:07:38새돌아몸의 적삼을 꺼내어 개집의 몸을
- 1:07:41말쑥하게 훌기 시작한다.
- 1:07:44밝서부터 얼굴까지
- 1:07:47너 19이라지
- 1:07:49하고 이주사는 취한 얼굴로 얼간히
- 1:07:51물어보았다.네
- 1:07:54하고 몇 떨어진 대답. 개집은 이주사
- 1:07:58손에 눌리어 일어나도 못하고 죽은
- 1:08:00듯이 가난히 누워 있다.
- 1:08:03이주사는 개집의 몸뚱이를 다시 씻기고
- 1:08:05나서 한 숨을 내으며 담배 한 대를
- 1:08:08떡 피워물었다.
- 1:08:10그래 요새도 서방에게 주리경을
- 1:08:13치느냐?
- 1:08:14하고 묻다가 아무 대답도 없으매 원
- 1:08:17그래서야 어떻게 산단 말이냐? 하루
- 1:08:20이틀 아니고 사람의 일이란 알 수
- 1:08:22있는 거냐? 그러다 혹시 맞아 죽으면
- 1:08:25정장 하나 해 볼 것 없는 거야.
- 1:08:28허니 내 명이 아까우면 덮어놓고
- 1:08:31민적을 가르는게 낫겠지
- 1:08:33하고 개집의 신변을 위하여 염려를
- 1:08:36맞이 않다가 번듯 한 가지 궁금한
- 1:08:39것이 있었다.
- 1:08:40너 참 아이낳아 죽었다더구나.
- 1:08:44네. 어디 난드나 싶으냐?
- 1:08:48개집은 얼굴이 홍당무가 되며 아무 말
- 1:08:50못 하고 고개를 외면하였다.
- 1:08:53이주사도 끝까지껏 더 묻지 않았다.
- 1:08:56그런데 웬 녀석의 냄새인지 무생채에
- 1:08:59썩는듯한 시크물레한 악취가 무시로
- 1:09:02코청을 찌르니 눈을 크게 째뿌리지
- 1:09:04않을 수 없다.
- 1:09:07처음에 그런 줄은도 몰랐더니 알고
- 1:09:10보니까 비위가 조이 역하였다. 그는
- 1:09:13빨고 있던 담배통으로 개집의 배꼽개를
- 1:09:16똑똑히 가르키며 예이 살의 때꼽 좀
- 1:09:19봐라. 그래 물이 흔한데 이것 좀 못
- 1:09:22신는단 말이냐
- 1:09:24하고 모처럼의 기분을 상한 것이
- 1:09:27앵하단 듯이 꺼리한 기색으로 혀를
- 1:09:30채웠다. 하지만 개집이 참다 참다
- 1:09:33이내 무한에 못 이겨 일어나 치마를
- 1:09:35입으려 하니 그는 역정을 벌컥냈다.
- 1:09:38옷을 뺏어서 구성으로 동댕이를 치고는
- 1:09:41다시 그 자리에 끌어앉쳤다. 그리고
- 1:09:43자기 딸이나 책하듯이 아주 대범하게
- 1:09:46꾸짖었다. 왜 그리 달망되니? 좀
- 1:09:50든집지가 못하고
- 1:09:52추노처가 그 집을 나선 것은 들어간지
- 1:09:54약 한시간만이었다.
- 1:09:57비는 여전히 쭉쭉 내린다. 그는
- 1:10:00진땀을 있는 대로 흠뻑 쏟고 나왔다.
- 1:10:03그러나 의외로 아니 천행으로 오늘
- 1:10:06일은 성공이었다.
- 1:10:08그는 몸을 소치며 생끝하였다.
- 1:10:12그런 모욕과 수치는 난생 처음 당하는
- 1:10:14봉변으로 지랄 중에도 몹쓸
- 1:10:17지랄이었으나 성공은 성공이었다.
- 1:10:20복을 받으려면 반드시 고생이 따르는
- 1:10:23법이니 이까지 거야. 골백번 당한데도
- 1:10:26남편에게 매나 안 맞고 의족게 살
- 1:10:29수만 있다면 그는 사양치 않을
- 1:10:31것이다. 이주사를 하늘같이 은인같이
- 1:10:35여겼다.
- 1:10:36남편에게 붙여 먹을 농토를 줄 테니
- 1:10:39자기의 첩이대라는 그 말도
- 1:10:41죄송하였으나 더욱이 돈 이원을 줄게니
- 1:10:45내일 이맘 때 쇠돌래 집으로 넌짓이
- 1:10:48만나자는 그 말은 무엇보다도 고마웠고
- 1:10:51벅찬 짐이나픈 듯 마음이 홀가분했다.
- 1:10:55다만 애키는 것은 자기의 행실이 만약
- 1:10:58남편에게 발각되는 나절에는 대매에
- 1:11:01맞아 죽을 것이다. 그는 일변
- 1:11:03기뻐하며 일변 애를 태우며 자기 집을
- 1:11:07향해 새차게 쏟아지는 빛속을 갑뿐
- 1:11:10내려다렸다.
- 1:11:13춘노는 아직도 분이 못 풀려
- 1:11:15뿌르퉁하니 홀로 앉았다. 그는 자기의
- 1:11:18고향인 인재를 등진지 벌써 3년이
- 1:11:20됐다. 해를 이어 흉작의 농작물은 말
- 1:11:24못되고 따라 빚쟁이들의 위협과
- 1:11:27악다구니는 날로 심하였다. 마침내 할
- 1:11:30일 없이 집, 새간사리를 그대로
- 1:11:32내버리고 알몸으로 밤도주를 했던
- 1:11:35것이다. 살기 좋은 곳을 찾는다고
- 1:11:38나이 어린 아내의 손목을 이끌고 이산
- 1:11:40저산을 넘어 표랑했다.
- 1:11:42그러나 우정 찾아든 것이 고작이
- 1:11:45마을이나 살은 역시 일반이다.
- 1:11:49어느 산꼬렐 호미를 잡아보아도 정은
- 1:11:52조그만치도 안 붙었고 거기에는 오직
- 1:11:55쌀쌀한 불안과 굶주름이 품을 벌려
- 1:11:57그를 맞을 뿐이었다.
- 1:12:00터문이 없다 하여 농토를 안 준다.
- 1:12:02일꾼영이 없으에 품을 못 판다. 밥이
- 1:12:05없다. 결국엔 그는 피폐하여 가는
- 1:12:08농민 사이를 감도는 엉뚱한 투기심에
- 1:12:11몸이 달떴다.요
- 1:12:13요사이 며칠 동안을 두고요 넘어 뒷산
- 1:12:15속에서 반마다 큰 노름판이 벌어지는
- 1:12:18기미를 알았다. 그는 자기도 한몫
- 1:12:21보려고 끼루거렸었으나 좀 미천을 만들
- 1:12:24수가 없었다. 이원 순화 좋아야이
- 1:12:28이원이 조화만 잘된다면 금시 발복이
- 1:12:31못 된다고 누가 단원할 수 있으랴
- 1:12:343, 40원 따서 독리에 빚지나 대충
- 1:12:37가리고 옷탄벌 지어 입고는 진절이
- 1:12:39나는이 산골를 떠나려는 것이 그의
- 1:12:42배포였다.
- 1:12:44서울로 올라가 아내는 안잠을 재우고
- 1:12:46자기는 노동을 하고 둘이서 다이지게
- 1:12:49벌면 안락한 생활을 할 수가 있을
- 1:12:52텐데 이런 산구석에서 굶어 죽을 맛이
- 1:12:54없었다.
- 1:12:56그래서 젊은 아내에게 돈 좀
- 1:12:58해오라니까 요리긴 조리긴 매만 피하고
- 1:13:01거들어 주지 않으니 그 소행이 여관
- 1:13:04괴심한게 아니다. 아내가 물에 빠진
- 1:13:07생짓골을 하고 집으로 달려들자 미쳐
- 1:13:10입도 벌리기 전에 남편은 일을 악물고
- 1:13:13주먹 뺨을 냅다 붙였다. 너 이연
- 1:13:16매만 살살 피하고 어디가 자빠졌다
- 1:13:19왔니? 볼치 한대를 얻어맞고 아내는
- 1:13:22오기가 질리어 벙벙하였다. 그래도
- 1:13:25직성이 못 풀려 남편이 다시 매를
- 1:13:26손에 잡으려 하니 아내는 즐겁을 하여
- 1:13:28살려 달라고 두 손으로 빌며 개신
- 1:13:31입을 열었다. 내일 되유 내일 돈
- 1:13:35내일 되며
- 1:13:37돈이 변통됨을 삼과 아뢰는 그의
- 1:13:40음성은 절반이 울음이었다.
- 1:13:44남편은 반신반이하여 눈을 찌긋하다가네
- 1:13:48하고 목청을 돋았다. 네, 내일
- 1:13:50된다요. 꼭 돼? 네. 내일 된다요.
- 1:13:55남편은 시골 물정에 능통한
- 1:13:58난대 없는 돈 이원이 어디서 어떻게
- 1:14:01되는 것까지는 추궁의 무르려 하지
- 1:14:03않았다. 저기 안심한 얼굴로 방문에
- 1:14:06걸터 앉으며 담배 때에 불을 그었다.
- 1:14:09그제야 아내도 비로소 마음을 놓고
- 1:14:11감자를 삶으로 부엌크로 들어가려 하니
- 1:14:14남편이 곁으로 들어오며 치근한 듯이
- 1:14:17말렸다.
- 1:14:18벽나 방에 들어가 어여 옷이나 말려
- 1:14:22감자는 내가 삶을
- 1:14:25먹물같이 짙은 밤이 내렸다. 비는
- 1:14:28더욱 소리를 치며 앙상한 그들의
- 1:14:30방벽을 앞뒤로 울린다. 천정에서 비는
- 1:14:34세지 않으나 집진가 오래되어 고래가
- 1:14:37물러앉다 싶된 방이라 도배를 못한
- 1:14:40방바닥에는 물이 스며들어 귀축하다.
- 1:14:44거기다 거적 두입만 덩그렇게게 깔아
- 1:14:46놓은 것이 그들의 침소였다.
- 1:14:49석유불은 없어 캄캄한 바로 지옥이다.
- 1:14:53벼룩은 사방에서 마냥 스멀거린다.
- 1:14:56그러나 등걸잠에 익달한 그들은
- 1:14:59천연스럽게 나란히 누워 주리차게
- 1:15:01퍼붙는 반비소리를 귀담아 듣고
- 1:15:03있었다.
- 1:15:05가난으로 인하여 부부 간의 애뜻한
- 1:15:07정을 모르고 나날이 매질로 불편과
- 1:15:10원한 중에서 복되기던 그들도이 밤에는
- 1:15:13불씨로 화목하였다.
- 1:15:15단지 남의 품에든 돈 이원을 꿈꾸어
- 1:15:18보고도
- 1:15:20서울 언제 갈라요?
- 1:15:23남편의 왼팔을 배고 누었던 아내가
- 1:15:25남편을 향하여 응석 비스이
- 1:15:27물어보았다.
- 1:15:29그는 남편에게서 서울에 화려한 거리며
- 1:15:31후한 인심에 대해 여러 번들은 바가
- 1:15:34있어 일상 안타까운 마음으로 몽상은
- 1:15:36하여 보았으나 실지 구경은 못
- 1:15:39하였다. 얼른이 고생을 벗어나 살기
- 1:15:42좋은 서울로 가고 싶은 생각이
- 1:15:44간절했다.
- 1:15:45곧 가게 되겠지. 빛만 좀 없어도
- 1:15:48갔든 하려만.
- 1:15:50빚은 낭종 갚더라도 얼핏 갑다요.
- 1:15:54염려 없어. 이달 안으로 꼭 가게 될
- 1:15:57거니까.
- 1:15:58남편은 썩쾌히 승낙하였다.
- 1:16:02딸는 그는 독리에서 일컬어 주는
- 1:16:04질군으로 투전장의 갑옷증은 시료에서
- 1:16:07콩남을 뽑듯하는 능수였다.
- 1:16:10내일밤 이원을 가지고 벼락같이 노름에
- 1:16:13달려가서 인돈이랑 깡그리 모집어올
- 1:16:16생각을 하니 그는 은근히 기뻤다.
- 1:16:19그리고 교묘한 자기의 손재관을 홀로
- 1:16:21뽐내었다.
- 1:16:23이번이 서울 처음이지 하며 그는
- 1:16:26서울바닥 좀 한번 쇠었다고 큰 채를
- 1:16:28하며 팔로 아내의 머리를 흔들어
- 1:16:31물어보았다.
- 1:16:32성미가 워낙 겁겁한지라 지금부터
- 1:16:35서울갈 준비를 착하고 싶었다.
- 1:16:38그가 제일 걱정되는 것은 둔구석에서
- 1:16:41내내 자라먹은 아내를 데리고 가면
- 1:16:44서울 사람에게 놀림도 받을 깨고 거리
- 1:16:47끼는 일이 많을 듯 싶었다. 그래서
- 1:16:49서울 가면 꼭 지켜야 할 필수 조건을
- 1:16:52아내에게 일일이 설명치 않을 수도
- 1:16:54없었다. 첫째, 사투리에 대한
- 1:16:57주의부터 시작됐다.
- 1:17:00농민이 서울 사람에게 꼬라리라는
- 1:17:02별명으로 감잡히는 그 이유는
- 1:17:04무엇보다도 사투리에 있을지니 사투리는
- 1:17:07쓰지 말지며 합세를 하십니까로?
- 1:17:10하계유를 하우로 고치되 말끝을 들지
- 1:17:14말지라. 또 거리에서 어리어릿 하는
- 1:17:17것은 내가 시골이요 하는 얼짓이니
- 1:17:20갈길은 제게 가고 볼루는 또릿또릿이
- 1:17:23볼지라 하는 것들이었다.
- 1:17:26아내는 그 끔찍한 설교를 귀담아
- 1:17:28들으며 모깃소리로 네네 하였다.
- 1:17:32남편은 두어 시간 가량을 셀틈 없이
- 1:17:35꼼꼼하게 주의를 다져 놓고는 서울의
- 1:17:37풍습이며 생활 방침 등을 자기의
- 1:17:40의견대로 그럴싸하게 이야기하여 오다가
- 1:17:43말끝이 어느덧 화장수레까지 이르게
- 1:17:45됐다. 시골 여자가 서울에 가서
- 1:17:48안잠을 잘 자주면 몇 해 후에는
- 1:17:51집까지 얻어 갔는 수가 있는데
- 1:17:53거기에는 얼굴이 어여뻐야 한다는
- 1:17:56소문을 일찍이들은 바가 있어 하는
- 1:17:58소리였다.
- 1:18:00그래서 날마다 기름도 바르고 분도
- 1:18:02바르고 버섯도 신고해서 마음에 썩
- 1:18:05들어야 한참 신바람이 올라 주어
- 1:18:08섬기다가 옆에서 세근새근 소리가
- 1:18:11들리므로 고개를 돌려보니 아내는 이미
- 1:18:14골라져 잠이 깊었다. 이런 망할 것
- 1:18:18난 말하는데 자빠져 잔담.
- 1:18:20남편은 혼자 중얼거리며 바른 팔을
- 1:18:22들어 이마 위로 흐트러진 아내의
- 1:18:25머리칼을 뒤로 씨담어 넘긴다.
- 1:18:29세상에 귀한 것은 자기의 아내.이
- 1:18:32아내가 만약 없었던 들 자기는 홀로
- 1:18:35어떻게 살 수 있었으려는가?
- 1:18:37명색이 남편이며 이날까지 옷한 벌변히
- 1:18:40못해 입히고 고생만 지시킨 그 죄가
- 1:18:44너무도 큰 듯 가슴이 뻐근하였다.
- 1:18:47그는 싹스러운 팔로다 아내의 허리를
- 1:18:50꼭 껴하나 자기의 앞으로 바뜩이
- 1:18:52끌어당겼다.
- 1:18:54밤새도록 줄기차게 내리던 빗소리가
- 1:18:56아침에 이르렀어야 겨우 그치고
- 1:18:59점심대에는 생기로운 별까지 들었다.
- 1:19:02쿨렁쿨쿨렁 논물라는 소리를 요란히
- 1:19:05들린다. 시내에서 고기 잡는 아이들의
- 1:19:08고함이며 농부들의 히낙락한 미나리도
- 1:19:11기혼차게 들린다.
- 1:19:13비는 추노의 근심도 씻어간 듯 오늘
- 1:19:16그에게도 즐거운 빛이 보였다.
- 1:19:19저녁 제누리 때 되었을 걸 얼른
- 1:19:22빚고가 봐. 그는 갈증이 나서 아내를
- 1:19:25대구 제촉했다.
- 1:19:27아직 멀었어요.
- 1:19:29뭔게 뭐야? 늦었어.
- 1:19:32뭘?
- 1:19:33아내는 남편의 말대로 벌써부터 머리를
- 1:19:36빗고 앉았으나 온채 달포나 아니가려
- 1:19:39엉힌 머리라 시간이 꽤 걸렸다.
- 1:19:43그는 호랑이 같은 남편과 오래간만에
- 1:19:45정다운 정을 바꾸어 보니 근래에 볼
- 1:19:48수 없는 희색이 얼굴에 떠돌았다.
- 1:19:51어느 때에는 맥접게 생글생글 웃어도
- 1:19:54보았다.
- 1:19:56아내가 꼼지락거리는 것이 보기에
- 1:19:58퍽이나 가깝다.
- 1:20:00남편은 아내 손에서 얼래을 쑥 뽑아
- 1:20:03들고는 시원슬에 쭉쭉 내려 비다. 다
- 1:20:07비긴 뒤 옆에 놓인 밥사발의 물을
- 1:20:09손바닥에 연신 칠해 가며 머리에다
- 1:20:12번지르하게 발라 놓았다. 그래놓고
- 1:20:15위에서부터 머리칼을 재어 가며 맵시
- 1:20:17있게 쪽을 딱 찔러 주더니 오늘
- 1:20:20아침에 한 사코 공을 들여 삼아
- 1:20:22놓았던 집서를 아내의 발에 신기고
- 1:20:25주먹으로 작은 작은 골을 내 주었다.
- 1:20:28이제가 봐 하다가 바로 곧 와. 응.
- 1:20:33하고 남편은 그 이원을 고의받고자
- 1:20:36손색 없도록 실패 없도록 아내를
- 1:20:39모양내어 보냈다. Ja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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